정해붕(사진) 하나카드 사장은 주말에 가족들과 백화점 쇼핑을 할 때면 반드시 현대백화점을 고집한다. 이유는 단 하나. 현대백화점이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하나카드의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물건을 고르고 나면 정 사장은 점원에게 말 없이 신용카드가 아닌 스마트폰을 내민다. 점원이 모바일카드 결제에 대해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정 사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을 내밀면 갸우뚱하는 점원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모르는 직원에게는 직접 어떻게 모바일카드 결제를 받는지 알려준다. 워낙 간단해서 한 번만 해보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이 대부분의 소비를 모바일카드로 하면서 '모바일카드 전도사'로 맹활약 중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사장님이 직원들을 데리고 나가 종종 점심이나 커피값을 계산하는데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모바일카드로 결제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카드 본사 주변인 종로와 명동·다동·무교동 일대에는 '모바일존'이라는 이름으로 약 200여개 중소가맹점에 NFC 결제 단말기가 설치돼 있어 모바일카드만으로 생활하기에 문제가 없다. 또 스타벅스나 탐앤탐스 등 대형 커피 체인점을 비롯해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등 SPC 계열사에서도 모바일카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카드 결제 방법을 모르는 점원은 꼼짝없이 정 사장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 정 사장은 "예를 들어 30만원짜리 물건을 샀는데 거기 있는 점원 3명이 모두 모바일카드 사용법을 모른다고 하면 10만원씩 세 차례에 걸쳐 결제를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 붙잡고 설명을 해준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카드가 채택한 유심(USIM)형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 약 250만개의 1% 수준인 3만개다. GS25와 CU 등 편의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E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이 NFC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르면 하반기 내로 신세계백화점과 에버랜드, 커피빈 및 아웃렛 업종과 외식 업종, 테마파크 업종 가맹점이 NFC 결제에 속속 참여할 예정이어서 올해 말께면 NFC 결제망은 4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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