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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타인의 취향
입력2001-07-02 00:00:00
수정
2001.07.02 00:00:00
'사랑에 빠지면 취향도 변한다'사랑은 과연'운명'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작동되는 '취향'의 '선택'에 의한 것일까.
영화 '십이야'가 '열두 밤을 꼬박 새워도 알 수 없는 것,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했다면 14일 개봉될 영화'타인의 취향'(아네스 자우이 감독)은 '사랑은 취향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사랑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라는 사실이다.
첫눈에 반했지만 서로의 취향을 받아들이지 못해 이별하는 마니와 프랑크, 사랑에 빠지면서 취향이 변하는 카스텔라와 그의 순정에 이끌리는 클라라, 자기도 바람피우면서 여자 친구의 외도에 마음 아파하다 결국 실연 당하는 브루노, 타인의 취향을 받아들이지 못한채 벽을 쌓고 사는 앙젤리크. 주인공 각각의 삶과 사랑을 그 자체로 보면 한없이 무거울 수 있지만 이 영화 어디에도 심각한 슬픔은 없다.
사람들의 비웃음을 얻고 끝없이 채이면서도 지적인 여자 클라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카스텔라 사장을 통해, 에디트 피아프의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Non, je regretted rien)'를 플룻으로 열심히 불면서 실연의 아픔을 잊으려는 운전기사 브루노를 통해 감독은 사랑의 슬픔을 '통통 튀는 웃음'으로 날려버린다.
영화는 50줄에 이른 중소기업사장 카스텔라와 40대 레스토랑 종업원 마니를 두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카스텔라는 살찐다고 마누라한테 구박받고, 부하직원한테 영어를 제대로 못한다고 아니면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하다고 핀잔 받기 일쑤다. 그야말로 중년의 위기를 맞고 있다.
어느날 부인 손에 이끌려 조카가 출연하는 연극을 보러 갔다가 수업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퇴짜놓았던 영어 개인교사 클라라를 무대에서 발견한다.
기꺼이 클라라의 제자가 된 카스텔라는 그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연극도 보고 그림도 보러 다니며 관심을 끌어보지만, 세련되지 못한 솔직함에 오히려 비웃음만 산다.
그러나 사랑 앞에선 구겨진 자존심도 불사하는 카스텔라 사장. 그녀의 예술가 친구들의 모임에 끼어들어 조롱을 받으면서도 점차 연극, 그림, 문학 등을 접하면서 자기도 모르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그녀를 위해 콧수염까지 깎고 마음을 고백하는 영시를 읊게 된다.
프랑스 세자르상 4개 부문을 휩쓴 것을 비롯해 이탈리아 도나텔로상 외국어영화상, 유럽 영화상 각본상, 캐나다 몬트리올 영화제 작품상 등을 차지했고 올해 아카데미상 '와호장룡'과 함께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마니로 등장한 아네스 자우이는 카스텔라 역의 장 피에르 바크리와 부부 사이로 남편과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처음으로 메가폰까지 잡아 연기솜씨와 글솜씨에 못지 않은 연출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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