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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불안, 증시 잔인한 4월 오나

환율 안정 때까지 매수시점 늦춰야주도주ㆍ재료ㆍ거래부재 등 이른바 3무(無)로 힘을 잃었던 주식시장이 이제는 환율급등과 물가불안, 저성장이라는 3재(三災)에 다시 허우적대고 있다. 특히 환율은 전통적으로 힘을 쓰지 못해 '잔인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4월 증시에 큰 짐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본경제의 불안으로 엔화환율의 상승속도가 원화환율의 오름폭보다 더 커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의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원화보다 엔화환율상승세가 더 빨라 연초이후 엔화환율은 '3월위기설'을 등에 업고 숨가쁘게 뛰어올랐다. 매매기준환율을 보면 지난 1월2일 엔화가치는 달러당 114.48엔 수준에서 지난 29일에는 123.68엔까지 뛰어올라 8.0%가 절하됐다. 엔화약세는 동남아의 환율불안으로 부각돼 원화환율도 약세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달러당 1,259원70전을 기록했던 원화환율은 지난 29일 1,303원30전을 나타내 3.5%나 떨어졌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환율불안은 이어져 원/달러환율은 한때 1,330원선에 넘어서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율동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증시에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엔화의 절하속도가 원화절화 속도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제품과 경쟁을 벌이는 업종에 불리한 상황 이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7개 품목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어 수출주력제품의 대일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비중이 11.6%에 이르는 반도체와 6.9%를 차지하는 자동차, 사무기기(5.8%), 컴퓨터(5.4%), 조선(4.1%), 통신장비(3.6%)는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어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품목들이라는 게 LG투자증권의 분석이다. LG투자증권은 일본엔화가 달러화에 비해 10% 절하될 경우 한국의 수출은 49억달러가 줄어들고 GDP증가율은 1.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절하폭이 20%에 달하면 수출감소액은 96억달러에 달하며 GDP증가율도 2.2%포인트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약세 장기화 주가회복도 지연될 수 있어 수출전선에만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원화약세는 달러화 베이스로 원유와 원자재를 사들여야 하는 한국경제의 구조상 물가불안을 자극해 경기회복시기를 상당기간 지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원화약세에 따른 지표상의 후유증은 약 6~9개월 뒤에 반영되는데 이렇게 되면 경기회복시점이 좀 더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고 경기에 선행하는 주식시장의 회복시점도 하반기이후로 늦어질 수도 있다.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김주형 상무는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환율불안이 심화되면 주식시장의 회복시점도 3개월이상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불안 해소될 때까지 매수시점 미뤄야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원화약세가 반사이익을 얻는 종목보다는 수출악화로 발목이 잡히는 기업을 늘릴 가능성이 큰 만큼 환율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힘겹게 지켜내고 있는 520선이 무너지면 다시 한번 500선에 대한 지지력이 시험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영훈기자 [경제뉴스][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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