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실업률이 2년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고용시장에 훈풍이 부는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내년에는 대기업들이 채용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오랜만에 취업ㆍ고용시장의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경기후행지수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더디게 지속된 내수회복의 움직임이 마침내 고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년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도소매업 등 일부 업종의 취업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규모가 주는 등 불안요소도 여전해 마냥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도 사실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3.3%로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1년 전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3년 9월 3.3%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실업률도 전달보다 0.3%포인트 떨어진 3.6%를 기록했다. 취업자수가 고른 증가추이를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319만1,000명으로 지난해 11월보다 약 38만9,000명이 늘었다. 지난 9월과 10월의 취업자 증가수가 각각 23만9,000명, 28만4,000명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높은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를 최근의 경기회복 덕분으로 단언하기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저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실시된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과정에서 무려 10만여명이 일시적으로 고용된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취업 중이었던 사람을 감안하면 순증 취업자는 약 4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통계조사에 동원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실업률 역시 9월 3.4%, 10월 3.5%에 이어 11월 3.3%로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연령별ㆍ분야별 고용상황도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당장 청년실업률이 7.3%로 지난해 11월보다는 0.4%포인트 떨어졌지만 지난달보다는 0.1%포인트 되레 올랐다. 취업자 수 역시 11월 435만5,000명으로 지난해 11월보다 19만6,000명이 줄었고 전달에 비해서도 2만3,000명이 감소했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 고학력 취업자들이 고시나 자격증시험에 매달리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사람이 증가했다”며 최근 청년취업층의 현황을 전했다. 8ㆍ31 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로 타격을 받은 건설업도 지난달 취업자가 0.3% 줄어 9월 -0.7%, 10월 -0.6%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도소매업의 경우도 취업자 수가 11월에 1.8% 줄어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째 감소했다. 그러나 희망을 버릴 만한 상황도 아니다. 숙박ㆍ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달 0.5% 늘어 2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고 금융보험업과 통신업도 각각 6.1%, 16.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취업 전문업체들의 내년 채용전망 조사에서 주요 상장기업의 49.7%가 내년 채용을 올해보다 1.6% 늘린 3만6,300여명을 뽑을 것이라는 희소식도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