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당기순이익 3조원을 돌파하는 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올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이 같은 수익성 호조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고 빅3 은행들은 2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874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5,517억원 대비 23.4%, 1조5,357억원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지 않았고 가계대출의 건전성도 좋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의 부실 발생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조1,811억원으로 전년동기의 2조3,774억원에 비해 50.3%, 1조1,963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14조5,491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3조4,107억원보다 8.5%, 1조1,384억원 늘어난 것도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또 하이닉스반도체나 LG카드ㆍ현대건설 등 출자전환 주식 매각이나 기업 정상화 등으로 감액손실 환입액이 2조1,026억원에 달한 것도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이처럼 은행권의 수익성이 크게 호전되면서 각 은행들의 연말 당기순이익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1조5,0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당기순익 2조원 돌파에 이어 올해는 3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은 지난해 실패한 2조원대 당기순익 달성을 다시 노리고 있다. 신한지주는 2ㆍ4분기까지 1조원 가량의 당기순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의 영업환경이 지속되면 2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000억~9,000억원대로 하반기 영업성과에 따라 2조원 클럽 입성을 노려볼 수 있다. 하나지주는 지주사 설립 후 첫 1조원 클럽 입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지주는 상반기까지 5,600억~6,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역시 상반기 5,0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여 1조원 돌파 가능성을 높였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올해 당기순이익 1조원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들은 28일 하나ㆍ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오는 31일 국민, 8월2일 신한, 3일 기업은행 순으로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금감원은 상반기 중 은행들의 대규모 이익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수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총이익률은 영업경쟁에 따른 예대금리차 축소에 따라 전년동기 2.98%에서 2.92%로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업경쟁이 지속되고 충당금전입액 감소나 영업외 이익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질 경우 당기순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들의 경영건전성이 지속되도록 영업경쟁 관련 리스크 관리 업무를 강화하도록 지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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