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하루 24시간 동안에 소리와 소음 속에 갇혀있다. 아파트의 위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라든지 차 경적 소리,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 등 인간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해치는 소음에 늘 시달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감지한다 해서 일명 ‘감각공해’라 불리는 소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별도의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다. 유럽연합(EU)의 주민 40%에 해당하는 약 1억5,000만명이 55㏈ 이상의 도로교통 소음에 노출돼 있고 30%이상은 밤잠을 설칠 정도의 야간 소음에 고통 받고 있다고 한다. 소음의 단위로는 ㏈(데시벨)을 사용한다. ㏈은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이름을 딴 벨(Bel)과 10분의1을 의미하는 데시(d)가 합쳐진 단위로, 소리의 상대적인 크기를 나타낸다. 사람의 감각은 소리의 강도에 대해 지수(log) 함수적으로 느낀다. 즉 소리의 강도가 10배가 될 때 사람의 감각은 2배 정도로 크게 느끼게 된다. ㏈은 사람의 감각에 비례하도록 만든 소리의 단위다. 소리의 크기가 10㏈에서 20㏈로 커지면 사람은 2배정도로 크게 느끼지만 실제로 소리의 강도(W/㎡)는 100배가 늘어나게 된다. 소음의 세기를 ㏈로 나타내 보면 속상임은 20㏈, 대화 60㏈, 교통량이 많은 장소 80㏈, 주행 중인 지하철 100㏈, 귀에 아픔을 느끼는 소리 140㏈, 비행 중인 제트기 160㏈ 정도가 된다. 소리에는 높이ㆍ크기ㆍ음색의 3가지 성질이 있다. 크기는 음파의 진폭과, 높이는 음파의 진동수와 각각 관계가 있다. 즉 대개의 경우 진폭일 클수록 소리가 크고 진동수가 높을수록 소리가 높아진다. 현대인은 소음으로 인해 초조함이나 불쾌함, 불면증을 겪는다. 소음 속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에는 고혈압, 심장병, 위궤양 등의 이상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소음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연령이 많은 층보다는 젊은층에게 더 영향을 준다고 한다. 소음은 작업능률도 저하시키는 데 성별, 인종, 연령, 작업조건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90㏈이라도 불규칙한 폭발음은 작업을 방해하지만 일정하고 규칙적인 소음은 작업 능률을 크게 저하시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부터 소음진동규제법을 시행하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이 최근 전국 57개 지점에서 도로교통 소음 노출인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낮 시간대 도로변 거주지역 기준치인 65㏈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인구는 12.6%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도시의 밤 시간대에도 55㏈ 이상의 소음에 절반이상의 인구가 노출돼 있었다. 소음은 도시생활의 피할 수 없는 동반자다. 후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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