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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새해엔 숙원사업 꼭 해결해야죠"

롯데 '제2롯데월드'·한진, 저가항공사 국제선 취항등<br>새정부 규제완화 기대감에 핵심사업 재추진 나설듯<br>움츠렸던 삼성 '창조경영' 한화 '글로벌경영'도주목



“(10년째 중단된) 잠실 제2롯데월드죠.” 이인원 롯데그룹 사장은 지난 28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무엇을 건의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롯데의 숙원사업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오는 2008년을 ‘숙원사업 해결의 해’로 정하고 있다. 이 당선자가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친기업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각 기업은 정부 규제나 반대에 막혀 오랜 기간 묵혀뒀던 사업계획을 다시 꺼내 들어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새 정부의 경제 활성화의지에 화답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기업들의 숙원사업은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 롯데그룹은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제2롯데월드의 건축허가를 내준데다 초고층빌딩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 만큼 새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2롯데월드 사업은 잠실 롯데월드 맞은편에 112층(555m) 높이의 세계 최고층 건물을 세우는 공사로 공사비만 1조5000억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비행안전에 위협 요인이라는 공군의 반대와 부동산 시세 급등을 우려한 정부의 불허방침에 밀려 10년째 건설계획이 중단됐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는) 그룹에 꼭 필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추진방법을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도 참여정부의 반대로 벽에 부딪친 저가 항공사 취항의 돌파구를 새 정부에서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5월부터 ‘에어코리아’라는 별도의 자회사를 세워 국제선에 취항할 계획이지만 건설교통부의 깐깐한 기준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차원에서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외국 항공사들이 우리 시장을 마음 놓고 잠식하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 없다”면서 “국적항공사에 대해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또 주력업종과 연관이 높은 대한통운을 인수해 그룹의 위상을 키우고 글로벌 물류운송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내년에 현대건설을 인수해 그룹의 몸집을 불리고 현대가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게 최대 숙원사업이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옛 현대가의 모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명분상 경쟁업체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이라고 강조하면서 대북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옛 주주의 책임을 물어 현대그룹 측에 지분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터라 이 같은 걸림돌을 해소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때문에 이 당선자가 현대가와 인연이 깊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은 노사상생의 관계를 확고히 정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년 만에 무분규로 노사협상을 일궈낸 현대차는 노사화합의 시대를 다진다는 각오로 내년을 맞기로 했다. 특히 이 당선자가 ‘차기 정부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터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누구보다 높다. 참여정부 말기에 시련을 겪은 삼성그룹과 한화그룹도 올해 지지부진했던 그룹 전략과 주요 사업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비자금 등에 대한 특검 수사에 직면한 삼성그룹은 이르면 1ㆍ4분기, 늦으면 상반기까지 법적 대응을 하는 데 그룹 역량의 상당 부분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 정도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그룹 혁신과 조직개편 등을 통해 분위기 일신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7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다가 답보상태에 빠진 창조경영과 경쟁력 강화, 신수종 사업 발굴 등 본연의 경영 활동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또 새 정부를 맞아 금산분리 정책 변화에 맞춰 그룹의 금융사업 전략을 마련, 실행하는 동시에 전자계열사와 유화계열사의 사업조정 등도 꾸준히 병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도 새로운 기업이미지통합(CI) 발표 당시 천명했던 글로벌 경영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현재 인수합병(M&A)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하거나 내부적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을 갖추고 있어 내년 M&A 시장에서의 활약이 주목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한화를 통해 에너지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화건설의 해외 플랜트 수주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라며 “내년을 글로벌 경영의 실질적인 원년이라는 각오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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