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사이트 위법 아니다"

"안티 사이트 위법 아니다"법원, 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대기업 등으로부터 입은 피해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는 이른바 「안티(ANTI) 사이트」는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은 최근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안티사이트가 우후죽순 개설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박재윤·朴在允부장판사)는 28일 삼성아파트를 비난하는 주장을 담은 인터넷 홈페이지(WWW.PSALTER-77.TRIPOD.COM)의 게시물을 삭제해달라며 삼성물산㈜이 홈페이지 운영자 이기봉(40)씨를 상대로 낸 비방 등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씨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삼성물산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한 것을 두고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벗어날 정도의 위법행위라고는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씨가 그동안 삼성물산을 계속 비난하거나 곤경에 빠뜨리는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홈페이지에 대기업의 영업활동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림으로써 네티즌 사이에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여는 것을 무조건 금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93년 삼성아파트를 분양받아 세를 줬지만 현관·벽·거실·천장 등에 곰팡이가 진동하는 바람에 97년부터 99년까지 해마다 보수공사를 받아 삼성물산측에 리콜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안티사이트를 개설했다.

김정곤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6/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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