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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장 재분배 놓고 옥신각신…與·한나라 '헛물'만 켤듯

건고·문광등 탈당파가 차지한 노른자위 2곳<br>양당 눈독불구 해당위원장 포기할 의사없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상임위원장 재분배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으나 양측 모두 ‘닭 쫓던 견공(犬公)’ 신세가 될 전망이다. 최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탈당으로 정당별 의석 순위가 달라진 데 따른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원내 제1당이 된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 요구하고 있으나 이미 2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탈당파 진영은 이를 양보할 의사가 없어 양당간 다툼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더구나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는 국회법에 따라 임기가 2년이며 당사자에게 부득이한 신변상의 이유로 자진사퇴하지 않는 이상 자리를 뺏을 수 없다. 결국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김칫국’만 마시고 있는 셈이다. 탈당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전체 17개 국회 상임위원장의 경우 열린우리당은 9곳, 한나라당은 8곳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중 여당의 원내대표 몫인 운영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의 전임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 공석이다. 여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장영달 의원이 뽑혔으나 한나라당의 비협조로 운영위원장을 맡지 못하고 있다. 또 여당 소속이었던 건설교통위원장(조일현 의원)과 문화관광위원장(조배숙 의원)도 탈당파에 합류하면서 해당 요직이 다음주 중 출범시킬 새 국회교섭단체에 돌아가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상임위원장 자리는 ▦열린우리당 6곳 ▦한나라당 8곳 ▦탈당파 진영 2곳 ▦공석 1곳으로 재편된 상태다. 문제는 이들 건교위원장과 문광위원장 자리를 놓고 각축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들 위원회는 국회의원들이 1순위로 선호하는 노른자위인데다 부동산 문제 등 대중적 관심이 큰 현안을 다루는 만큼 여야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도 “다른 2개의 상임위원장을 탈당파 진영에 주는 대신 건교 및 문광위원장을 가져오는 복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당파의 임시 대변인 양형일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재배분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정치권의 다툼으로 국회 파행이 예상되는 만큼 현행 체제를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해 해당 위원장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운영위원장 자리라도 빼앗아온다면 상임위원장을 한 곳 더 확보하게 되지만 여당이 관례적으로 운영위원장을 해온 점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쉽지 않다. 또 특별위원회 중에서는 현 위원장인 이강래 의원의 여당 탈당으로 위원장 재배분이 예상되는 예결위원장도 여당 몫이어서 한나라당이 차지하기 힘들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여야가 상임위 배분 문제로 충돌해 한달간이나 국회를 공전시킨 적이 있다”며 “민생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상임위 밥그릇 싸움으로 인한 정치공백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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