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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 팔 곳곳에 물린 '영광의 상처'

실험실 뒷이야기

4일로 탄생 101일째를 맞은 스너피가 최초의 복제 개로 전세계에 공개되기까지 서울대 연구실 한쪽에선 묵묵히 연구에만 몰두해온 숨은 일꾼들이 있었다.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린 이번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서울대 이병천 교수는 “연구 일정이 시작된 2002년 8월 이후 이후 총 35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이 연구실에서 쉴 틈 없이 개들에 둘러싸여 지내왔다”고 4일 말했다. 3년여 동안 극비 보안 속에서 일궈낸 쾌거인 셈이다. 이 교수는 “세계 유수의 석학들이 불가능하다고 한 것을 순수 국내기술로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와 이 교수의 진두지휘 아래, 이들의 근무시간은 시도 때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진행됐다. 한 연구원은 “따로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었다”며 “아침 6시부터 새벽 12시까지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지내는 날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특히 10여명의 연구진으로 이뤄진 이른바 ‘개 팀’은 공수해온 개들로부터 난자를 수집하고 핵 이식 체세포를 대리모 개에게 착상하는 등의 과정을 전담했다. 팀원들은 팔 곳곳에 개에 물린 흉터를 내보이면서도 “영광의 상처로 남을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이 같은 구슬땀을 딛고 3년여만인 올 4월 스너피가 태어나는 쾌거를 이뤘지만 복제 개는 연구진에겐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연구원은 “한 여성 연구원은 스너피가 태어난 이후 건강상태 체크 등을 전담하기 위해 샤워할 시간을 제외하곤 하루종일 개를 품에서 놓지 않고 지내왔다”고 말할 정도. 연구 진행 과정도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함구령이 내려졌다. 심지어 황 교수가 아닌 경로로는 일체 관련 소식을 언급할 수 없어 연구원들은 일반공개를 통한 ‘성공 발표’의 그날 만을 고대하며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해내야 했다. 한 연구원은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연구실 안에서 성공 여부를 장담하지 못한 채 연구해야 했던 점”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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