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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이사람] 유승희 롯데쇼핑 디스플레이 담당 계장
입력2003-11-16 00:00:00
수정
2003.11.16 00:00:00
우현석 기자
“마네킹이 1,000만원 짜리 모피를 입고 있을 때도 있어요. 사람 보다 호강하고 있는 셈이지요”
자신이 디스플레이 하는 마네킹 보다 훨씬 싼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사는 유승희 롯데쇼핑 디자인실 계장은 그래도 마네킹 보다 더 매력적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있는 요즘은 1년중 유계장이 가장 바쁜 철.
쇼윈도를 비롯, 백화점 전체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6월부터 준비를 시작, 소품과 장식은 8월부터 주문에 들어간다.
장식을 위한 재료들이 구비됐으니 이제 그녀가 바쁠 차례다.
그녀는“디스플레이 세팅에 들어가면 막노동이 시작된다”며“그래서 이 일 하다보면 여자라도 힘세지는 건 당연하다”며 웃었다.
유계장은 요즘 야근을 밥 먹듯하고 있다. 환한 낮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신제품 디스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밤에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녀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이 작업한 디스플레이에 따라 제품 매출이 늘어날 때.
“디스플레이에 따라 매출 차이가 얼마까지 나느냐”고 묻자 그녀는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계량할 수는 없지만 유인효과는 뚜렷하다”며 “디스플레이 주위에는 가격과 브랜드 표시가 반드시 있지만 그걸 못 본 고객들이 제품에 관해 문의전화를 해올 때 면 신이 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방에서 온 고객들은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만을 사겠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서울 고객들은 마네킹이 입고 있는 것을 골라 새 제품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험을 털어놓았다.
디스플레이에 따른 구매성향은 살고 있는 곳이 강남이냐, 강북이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강남 고객들은 마네킹에 옷을 걸어놓지 않아도 자기들이 직접 코디를 해 옷을 구입해 가는 반면, 강북 고객들은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신경을 더 쓸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디스플레이 트렌드를 묻자 “지난해 겨울에는 초록색 계열이 색조 유행을 주도 했지만 올해는 멀티 컬러가 유행할 것”이라며 “롯데 본점의 크리스마스 단장을 위해 외부 1억원, 외부 1억3,000만원 등 모두 2억3,000만원이 책정됐고, 전체 점포를 다 합치면 총 17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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