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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 거품없애야 한다
입력1998-11-23 00:00:00
수정
1998.11.23 00:00:00
국회 예산심의가 한창인 요즘 과학기술계에선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이 과연 적정한지 여부가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일각에선 전체 연구개발비중 정부 부담율에서 우리나라가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6년 기준으로 프랑스가 45.0%, 미국 37.5%, 독일 37.3%, 영국이 36.4%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2.1%로 현저히 낮은 만큼 정부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IMF한파로 올해 민간의 연구개발 투자 예상치가 지난해보다 10.7% 감소하면서 연구개발의 「공동화」현상이 빚어짐에 따라 정부가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논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정부는 전체적으로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연구개발예산은 비교적 후하게 책정했다. 내년도 정부의 재정규모는 총 85조7,900억원. 이중 연구개발예산은 3.2%인 2조7,396억원이다. 국방관련 연구개발비 2,500억원 정도를 여기에 추가하면 연구개발 예산은 총 2조9,500억~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보다 7.2% 늘어난 규모.
그러나 한편에선 연구개발 예산을 무작정 늘리기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비판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가 무작정한 예산증액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구개발 예산은 적지 않은 편이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경영개발원(IMD)이 46개국을 대상으로 분석, 지난 4월 발표한 국제경쟁력 보고서(96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구개발 투자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비,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과학기술 인력, 기업 보유 연구인력이 모두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과학기술 경쟁력의 종합순위는 28위에 머물렀다.
반면, 대만은 연구개발투자, GDP대비 연구비,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각각 13위이고, 과학기술 인력은 16위인데도 종합순위는 7위에 랭크됐다. 특히 싱가포르는 13억달러의 연구개발 투자(25위)와 1만1,000명(37위)의 과학기술 인력만 갖고도 종합순위 9위에 올랐다.
이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예산을 배분하고 집행하는 시스템이 비합리적이고 효율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즉, 예산을 갖고 이런저런 사업을 백화점식으로 벌이기에만 급급했지 어떻게 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연구와 점검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부처간 중복사업 방지, 관련사업간 연계 강화, 사업우선순위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구결과물의 산업화 촉진을 위해 연구성과 확산 메커니즘의 확립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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