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미남·老미녀' 늘어난다 실버세대 "외모가꾸기 비용 아낌없이 지출"화장품업체·피부과등 노인층 겨냥한 마케팅 활발백화점·홈쇼핑패션·탈모방지제등 실버상품 늘려 김미희 기자 iciici@sed.co.kr 성동구 옥수동에 거주하는 차복순(64ㆍ가명)씨는 올초 신사동 한 콜라텍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후로 한 달에 한번씩 피부과 주름 치료를 받고 수시로 백화점에 들러 쇼핑을 하는 등 외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차씨는 "최근에 국내 공중파에도 소개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주인공 캐리처럼 미용과 패션에 뒤쳐지지 않는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제2의 캐리'를 꿈꾸는 '노(老)미남', '노(老)미녀'가 늘고있다. '실버세대'라 불리는 60대 이상 인구의 경제력이 커지고 '노인 문화'가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으면서 외모 가꾸기에 돈을 아끼지 않는 실버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한명은 '이성교제'를 원하며, 용돈의 40% 이상을 옷, 잡화, 이ㆍ미용 등 뷰티관련 비용에 지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버 뷰티산업 '들썩인다'= 외모를 가꾸는 노인들이 늘면서 뜨고 있는 시장은 한방화장품.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령화친화산업활성화전략'에서는 2002년 300억원이던 노인용 한방화장품 시장 규모가 2010년에는 그 6배가 넘는 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방화장품이 중년층은 물론 노년층에게도 각광을 받으면서 올해에만 LG생활건강의 '후'를 포함한 한국화장품의 '산심', 미샤의 '미사자운' 등 10여개의 한방화장품 브랜드가 줄줄이 탄생했다. 60대 이상 고객 비중이 매년 2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고있는 차앤박ㆍ고운세상 등 피부과업계도 실버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 개발이 한창이다. 차앤박피부과 관계자는 "최근 60대 이상 실버층 사이에서 '리마인드 웨딩(Remind Wedding)'이 유행하면서, 특히 할아버지 고객들이 3년전 보다 30%이상 늘었다"며 "현재 관련 패키지 검버섯ㆍ주름시술 상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유통가도 "실버고객 잡아라"= 꾸미는 실버들이 늘면서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업체도 실버고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백화점은 여성복 구매자 중 60대 이상의 비율이 2004년 19.55%에서 올해 24.1%로 다른 연령대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자, 옷을 젊게 입고 싶어하는 60대 이상 고객층의 심리를 반영해 실버상품을 젊은 층 브랜드와 섞어 진열하고 있다. TV시청을 즐기는 실버 고객의 구매율이 높은 홈쇼핑 업계도 발걸음이 분주하다. GS홈쇼핑은 올초부터 50ㆍ60대 이상을 주요 고객층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50대 탤런트 박정수를 모델로 실버층을 겨냥한 패션 보정속옷 브랜드 '수안애(秀安愛)'를 출시했다. 이밖에도 탈모방지제 '보노겐愛', '앙드레김' 골프웨어 등 실버층을 겨냥한 상품을 작년보다 1.5배가량 늘렸다. 정지애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실버층 가구 소비규모가 2010년 117조원에 달하는 등 구매력이 커지면서 그 동안 소비에서 소외되었던 60대 이상 실버세대가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0/0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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