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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한국 시중은행 신용등급 사실상 하향
입력2009-03-13 17:01:47
수정
2009.03.13 17:01:47
서정명 기자
■ 피치 '국내은행 스트레스테스트' 발표 파문<br>건설등 대출 부실 커 내년말 손실 40兆 전망<br>20兆 자본확충펀드 만으론 부실확산 사전 차단 힘들것
피치, 한국 시중은행 신용등급 사실상 하향
■ 피치 '국내은행 평가' 파장개별·하이브리드 채권 등급 낮춰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가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13일 한국 은행들에 대한 발행자등급(IDR)은 유지하고 개별 등급(individual ratings)과 하이브리드채권 등급은 낮췄다고 밝혔다. 개별 등급은 정부의 지원 등 잠재적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은행의 독립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실상 개별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평가를 의미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개별 등급은 'B'에서 'B/C'로, 우리·하나·외환·한국씨티·부산·대구은행의 개별 등급은 'B/C'에서 'C'로 낮췄다. 경남·광주은행은 'C'에서 'C/D'로 하향 조정했다.
하이브리드채권 등급도 대폭 낮췄다. 신한은행의 하이브리드채권 등급은 'A-'에서 'BBB+'로, 우리·하나은행은 'BBB+'에서 'BBB-'로 낮췄다. SC제일은행 역시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시중은행들의 개별 등급과 하이브리드채권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외화채 발행이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시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검토하지는 않지만 채권 발행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DR 등급은 정부의 지원 등을 감안해 종전대로 유지했지만 전망은 계속 부정적"이라며 "전망 자체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향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의 한 한국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피치는 현재 한국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과 관련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상태이지만 부실대출이 현실화되고 자본확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자체를 내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부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건설 등 기업대출은 부실이 더욱 커질 위험이 있다"며 "내년 말까지 한국 시중은행들의 손실규모가 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한 것은 결코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금융당국이 피치가 제시한 한국 은행 보고서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한국 은행이 처한 위험을 평가하는 잣대와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피치는 현실화될 수 있는 가정 아래 한국 은행을 평가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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