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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최창욱 ㈜건물과 사람들 사장
입력2003-05-18 00:00:00
수정
2003.05.18 00:00:00
최수문 기자
사업을 하다 보면 자신을 절제하고 제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바쁜 시간을 쪼개 골프를 시작한 것은 건강이나 사업상의 필요라기보다는 골프를 통해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선종외시라 했던가. 큰 일을 이루기 위해 먼저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선현들의 가르침에 따라 나 자신을 단련시키자는 결심과 함께 회사 앞 골프연습장을 노크했고, 5년의 시간의 흘렀다. 처음으로 필드에 나갔을 땐 말 할 것도 없었고 5년이 지난 지금도 골프장에 갈 때면 늘 긴장 아닌 긴장을 하게 된다. `샷이 잘 맞아야 되는데…` `퍼팅에서 점수를 줄여야 하는데….` 여전히 마음만 앞서 나가는 것이다.
얼마 전 보기플레이 수준인 나와 `싱글` 2명, 그리고 30대 후반의 골퍼와 라운드를 하게 됐다. 티박스에서 티샷을 하려고 준비하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중요한 전화면 어쩌나 하는 잡념이 들자 티샷은 어김없이 빗나갔다.
웃고는 있었지만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동반자 한 분이 말했다. “최 사장, 지금 뭔가 쫓기고 있어. 마음을 다스리고 리듬과 샷 속도를 천천히 해 보게나. 골프는 자기와의 싸움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잊고 있었던 나와의 약속이 떠올랐던 것이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멋진 홀인원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 분의 몇 마디가 서두르고 우왕좌왕하던 나를 정상의 샷으로 되돌려 놓았다.
부동산업에 종사한 뒤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경기를 많이 타는 것이 부동산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경기 불황일 경우에는 부동산 시장은 침체국면을 맞게 될 수 밖에 없다. 골프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닥쳐오는 불안과 좌절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호황 때는 지나친 자신감과 이기심을 버릴 수 있게 해 준다.
필드에서 돌아온 날 밤이면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내게 겸허함을 일깨워주는 골프야 말로 나의 참 벗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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