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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정통 "카우보이 모자 고쳐쓰고…"
입력2006-03-21 09:23:56
수정
2006.03.21 09:23:56
참여정부 초대각료중 마지막 퇴임..경기지사 선거 출마
진 정통 "카우보이 모자 고쳐쓰고…"
참여정부 초대각료중 마지막 퇴임..경기지사 선거 출마
(서울=연합뉴스) 김경석 기자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카우보이 모자를 고쳐 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참여정부 초대 각료중 유일하게 현직에 남아 있던 진 장관은 21일 지자체 선거출마를 위해 취임 3년23일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난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이틀 후인 2003년 2월27일 장관에 오른 진 장관은 역대최장수 정통부(체신부 포함) 장관 재임 기록도 갖게 됐다. 지금까지 최장수 장관은1975년 12월19일부터 78년 12월21일까지 3년3일간 체신부 장관으로 재임한 박원근(84) 씨.
◇ "늘 새롭게 도전한다" = 진 장관은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할예정이다.
"우리나라 먹거리산업 창출을 위해 매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압력과 설득이 계속되자 지난달 28일 "필요하거나 봉사할 데가 있으면 가겠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지금까지 `등 떼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일단 출마를 선언하면진 장관의 특유의 도전정신이 발휘될 것이라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진 장관은 조만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한편 수원에 사무실을 여는 등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카우보이 모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과 생맥주파티나 외부 강연 때 정통부의 영문로고 'MIC'가 새겨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나타나거나 자신이 사인한 카우보이 모자를 선물하기도 한다.
진 장관은 이에 대해 "카우보이처럼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설령 누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해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 이런 상식을 뒤집어보는 습관 속에서 성공의 씨앗이 움트고 있다"고 설명했다.
◇ "CEO형 지사 필요한 시점" = 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에 있을 때 메모리 부문을 맡다가 비메모리, 디지털가전 쪽으로 업무를 확대했고 정통부 장관까지 지냈다"면서 "고객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제는 소외받고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출마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관문(선거)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있지만 경기도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이제 경기도에도 CEO(최고경영자)형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어 "지금은 스피드, 스마트, 소프트 등 소위 '3S'가 요구되는 시대"라면서 "지역 경제에는 스피드 경영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들의 국적 및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와 애도 낳고, 국적회복을 신청해 허가받았다"면서 "이제 미국 국적 포기 절차 등을 거치면 국적을 최종적으로 회복하고 군대에도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사안이지만 성인이 된 자녀의 문제로, 이제 거의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퇴임을 앞두고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통.방 융합 문제를 꼽으면서 "연내에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발전의 아킬레스건"이라면서 "지역방송이나케이블방송들이 통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지만 윈-윈할 수 있는 보완책을 제시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재임기간 성과는 '긍정적' = 네번째 전문 경영인 출신 정통부 장관인 진 장관의 재임기간 성과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IT(정보기술) 839' 전략의 수립.추진을 통해 IT산업 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IT 신성장 동력의 창출, 첨단 정보통신 서비스의 도입 및 활성화 등 미래의 `먹거리 산업'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지난해 처음 발표한 `디지털기회지수(DOI)'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고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국가경쟁력지수' 중 기술 인프라 부문은 2003년 27위에서 지난해 2위, 유엔 `전자정부 지수'는 2002년 15위에서지난해 5위로 수직 상승했다.
미국 휴렛팩커드, IBM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 85년 삼성전자[005930]로 자리를 옮겨 삼성 '반도체 신화'를 창조한 주역이었고 이 덕분에 장관으로 발탁됐지만재직 중에는 일부 정책에 대해 오해를 받는 등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것이 약점으로작용하기도 했다.
진 장관은 "고교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던 시절 부친이 공고를 가라고 했으나 우연히 경기고에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후부터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미국 IBM 왓슨 연구소, 삼성전자,정통부를 거치면서 줄곧 '상승 곡선'만 그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서부개척 시대의 카우보이처럼 새로운 영토에서 새로운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입력시간 : 2006/03/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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