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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화제] 격동의 세월 이겨낸 어머니의 힘

■손숙의 '어머니'

[공연화제] 격동의 세월 이겨낸 어머니의 힘 ■손숙의 '어머니' 코엑스 아트홀이 개관 기념작 ‘손숙의 어머니’(연출 이윤택)가 오는 10월 2일까지 무대에 공연한다. 연출가 이윤택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이 작품에서는 해방과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 등 격동의 세월을 고스란히 겪은 억척스러운 우리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 어머니는 수다스럽고 변덕스러우며 극성스럽다. 그래서인지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다. 밥상에 앉아 반찬을 손수 떼어 아들 밥 위에 얹어 주며 며느리의 음식솜씨를 타박하는 어머니. 손자들을 무릎에 눕혀놓고 옛날 이야기로 회한을 달래는 어머니. 하지만 ‘마음의 고향’ 정도로 쉽게 생각했던 우리의 어머니에게도 인생은 있었다. 어머니는 첫 사랑을 가슴에 담은 채 팔려가다시피 억지 결혼을 하고 첫 사랑의 아이를 낳지만 전쟁 통에 그 아이를 저 세상으로 보낸 한 많은 여인이다. 막이 오르면 죽은 남편이 찾아와 이제 가자며 손을 내밀면서 극이 시작된다.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평생 가슴에 묻어 두었던 큰 아들 이야기를 시작하며 그녀의 역사와 비극이 고스란히 담겨진 신주단지를 통해 한을 풀어내고 저 세상으로 떠나는 것이 극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한 여인의 이야기로 우리의 정서에 와 닿아 서정적이며 감동적이다. 극은 현실과 희망, 이승과 저승,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울려 전개되는 이중적 구조로 전개된다. 현재와 과거는 조명과 의상으로 대비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과거를 재현한 무대는 은은한 색상의 우리 옷과 감나무 초가집 그리고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등장해 마치 닥종이 인형들을 연상시킬 정도로 정겹고 따뜻하다. 또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핀잔을 늘어놓고, 아들과 손자를 감싸 안는 장면은 우리 집 안방을 들여다보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다. (02)747-6295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입력시간 : 2004-09-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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