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 경제계 인사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 5~6년 내에 경제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견해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일 국내 외국 대사관의 상무관과 외국기업인 100명(응답 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주재 외국 경제인들의 우리나라 대외경쟁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9.3%는 5~6년 내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견해에 “그럴 수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 경제를 위협할 요인으로는 36.0%가 ‘중국ㆍ인도 등 후발국의 추격’을, 21.3%가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확보 곤란을, 2.2%가 북핵에 따른 안보 불안을 꼽았다. 전체의 59.5%가 외부 경제 여건이 한국 경제의 진로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한국 경제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응답자의 29.8%가 ‘글로벌 수준의 제도 정비’를, 19.4%가 ‘선진 기업을 따라잡기 위한 한국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을 제시했고, 15.3%는 ‘고지가ㆍ고임금 등 고비용 구조개선’을 지적했다. 주한 외국 경제인들은 그러나 한국 경제에 대한 이 같은 우려 섞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력 수출업종의 경쟁력은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요 산업의 5년간 경쟁력 전망과 관련해서 조선ㆍ이동통신기기ㆍ디지털 가전 등은 50% 이상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고 석유화학ㆍ철강ㆍ기계ㆍ자동차 등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50% 안팎이었다. 다만 섬유업종의 경우 응답자의 60% 정도가 ‘5년 내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 경영환경 가운데 불리한 요인으로는 응답자의 38.2%가 고지가ㆍ고임금 등 높은 요소 비용을, 21.8%가 강력한 노조와 노사갈등을, 11.8%가 과도한 기업규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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