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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명가 '로만손' 자존심 회복 나선다

김기문 회장 8년만에 경영 복귀… 러·중동시장 직접 챙겨

사우디 최대 유통망 업체와 계약… 200만달러 수출 달성 기대

카타르 공항 면세점 입점도 추진

김기문(왼쪽 두번째) 로만손 회장이 지난달 중동 출장 중 이란의 로만손 부티크 매장에서 바이어들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로만손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으로 임기를 마치고 8년만에 경영에 복귀한 김기문 로만손(026040) 회장이 시계 명가로서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특히 유가 하락 여파로 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와 중동 시장을 직접 챙기며 로만손의 제2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등 중동 출장을 통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김 회장은 이에 앞선 지난 3월에는 바젤전시회에도 참가했다.

김 회장은 이번 중동 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알샤야와 정식 계약을 체결해 올해 200만달러 수출 실적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또 라마단 이후 하지 기간에 메카를 방문해 3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론칭행사도 벌였다.

최근 미국과의 핵 협상 타결로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이란 시장에서도 올해 수출 실적이 5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회장은 "이미 메가몰과 주요 도심 쇼핑몰에 로만손 부티크 매장이 들어서 있다"며 "로만손은 이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단독매장 추가 확대로 수출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만손은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 공항 면세점 입점도 추진하고 있어서 본격적인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지난해 로만손의 수출 실적은 1,132억원으로 2012년(2,026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로만손의 주요 수출 시장인 러시아와 중동 지역이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수출물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지난해 손목시계 수출 실적은 107억원(103만달러)으로 1년만에 36.3%나 줄어들었다. 현재 로만손의 전체 매출에서 시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도 못미치고 있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 회장이 시계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는 것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이다.

여전히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김 회장은 기존과는 다른 해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유통망을 다각화해 제2 전성기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해외 수출의 시작이자 로만손의 브랜드를 사랑하는 중동시장부터 직접 방문해 해외시장 전략을 다시 세운 것"이라며 "중동시장을 기반으로 시계 명가 로만손의 자존심을 꼭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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