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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주가지수연계펀드(KELF) 투자 가이드
입력2003-11-23 00:00:00
수정
2003.11.23 00:00:00
조의준 기자
`경제부총리와 은행연합회장이 가입한 금융상품인데…나도 한번 돈을 넣어 볼까?`
지난 20일부터 주식형펀드인 코리아주가지수연계펀드(KELF) 판매가 시작됐다. 은행과 증권, 투신사들이 공동판매 하는 이 상품은 부동산 주변을 맴돌고 있는 `부동자금`을 증시로 돌리겠다는 의도로 정부가 꺼내든 회심의 카드다.
그렇다고 앞 뒤 안 재고 돈을 집어 넣는 건 곤란하다. 최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의 불똥이 5대 그룹을 넘어 중견그룹으로 까지 튀고 있는 상황이고 카드채 문제 등이 겹치면서 지난주 주가는 폭락했다. 주식형 펀드에 돈을 맡기기에는 아무래도 꺼려지는 상황인 것이다.
KELF가 돈이 될지를 꼼꼼히 따져보자. 마감일이 다음달 3일까지인 만큼 시간은 충분하다.
◇성장형, 안정형 2종류=KELF는 성장형과 안정형 2종류로 만기는 1년이다. 성장형은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이 90%선에 맞춰지며, 주가상승으로 인한 펀드수익의 약 90%를 고객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지거나 기준시점보다 10.4%이상 오르지 않을 경우에는 원금의 9.4%를 잃게 된다. 원금을 손해 보는 것은 옵션투자에 따른 비용 때문이다.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800포인트일 때 가입한 투자자라면 만기시점 주가지수가 883.2 이상 돼야 최소한 원금이 보장되는 것이다. 지수가 1000포인트가 된다면 수익률은 13.10%에 이른다.
안정형은 자산의 50%까지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만기일이 일치하는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 등 우량채권에 투자해 신용위험과 금리위험을 최소화한 상품이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 상승으로 인한 펀드수익의 약 50%와 채권 이자가 수익에 반영된다. 안정형도 옵션투자에 따른 비용지급으로 종합주가지수가 기준시점보다 떨어지거나 8%이하로 오를 경우에는 원금의 4%를 잃는다.
결국 주가가 800포인트 일때 안정형 상품에 가입했다면 만기시점에 864포인트이상이 돼야 원금이상을 건질 수 있다. 주가가 1000포인트가 될 경우 투자수익률은 8.50%수준에서 결정된다.
물론 만기전에 투자 자금을 찾는 환매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환매대금의 2%정도를 중도환매수수료로 더 내야한다.
◇주가 1000포인트 넘는다는 확신 있어야=당연한 얘기지만 주식형 펀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올라야 한다. 특히 앞으로 우리경제가 활력을 찾아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상호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7%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안정형의 경우 주가가 1000포인트에 근접해야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주가 폭락은 오히려 KELF가 높은 수익률을 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기준시점이 되는 시기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폭락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 주가지수연동 상품과 경쟁=전문가들은 KELF의 가장 큰 경쟁자로 은행의 주가지수 연동형 예금을 꼽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의 주가지수 연동 예금은 원금손실이 없을 뿐 아니라 주가가 하락하지만 않으면 연 6~7%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에 비해 KELF는 약 3조원 이상의 시중자금을 증시로 끌어 들인다는 계획하에 설계됐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 지점을 4,000개, 증권 지점을 2,000개로 가정할 경우 지점당 2억원씩만 팔아도 1조2,000억원의 자금이 모이게 된다”며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는 만큼 KELF의 구조를 간단하게 만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KELF판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KELF는 원금 보장이 안되기 때문에 안정성향의 투자자에게 맞지 않고, 종합주가지수가 10% 이상 올라야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공격성향의 투자자에게도 맞지 않는 어정쩡한 성격의 상품”이라며 “투자자의 다양한 욕구에 비해 상품이 애매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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