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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판 보는 게 두렵다" 개인 투자자들 한숨만

한때 1,600선 무너지자 일부 투매…펀드 문의 늘었지만 결단은 못내려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되는 등 주가가 폭락한 22일 서울 목동 증권상가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시세판 보는 게 두렵다" 개인 투자자들 한숨만 한때 1,600선 무너지자 일부 투매…펀드 문의 늘었지만 결단은 못내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되는 등 주가가 폭락한 22일 서울 목동 증권상가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관련기사 • 차별적 펀드투자 전략 필요하다 • "시세판 보는 게 두렵다" 개미들들 한숨만 • "외국인 매도공세 마무리 단계" • 미국 국채로…일본 엔화로… • "미국 경기침체 영향 신흥시장도 타격" • 미국만 쳐다보는 지구촌 • 외국인 재정거래 매수…금리 급락 • '1弗=954원' 작년 고점 돌파 • '폭락장' 신저가 종목 속출 • 주가 폭락… 보수론자들의 투자 전략 • 코스닥 거래 터지며 폭락…하락종목 사상최다 • 유럽·중국, 왜 지금에야 서브프라임이… • '패닉' 장세에 사이드카 올들어 첫 발동 “집에 드러누운 사람도 많겠지. 언제까지 빠지는 거야.” “중국 펀드 좋다고 해서 들었는데 이를 어째.” 장중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폭락한 22일 증권사 객장은 심리적 공황(패닉) 상태였다. 파랗게 물든 주식시세판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한때 1,600선마저 무너지자 일부 고객들은 일단 팔아달라며 투매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 스무명 남짓한 고객들이 객장 안에 앉아 있었지만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으로 DMB 방송을 시청하거나 스포츠 신문을 보는 등 전광판을 외면했다. 시세판을 보는 것이 두렵다는 표정이었다. 한 50대 여성투자자는 “아침에 다 던졌어. 더 무너지는 걸 보고 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되네”라며 자조했다. 폭락장이 계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장기 투자를 해왔던 투자자들은 그나마 다행. 좀더 참아보겠다는 심정이다. 하지만 고점에서 증시로 눈을 돌렸던 개미들은 혼란에 빠졌다. 개인투자자 차모(39)씨는 “지난주 1,700선이 깨질 때 추가 매수를 했던 게 너무나 후회스럽다”며 “차라리 모두 정리해서 현금으로 바꿨어야 했는데 이미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가정주부 안모(34)씨는 연일 계속되는 증시 폭락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다. 지난해 가을 만기된 적금통장을 정리하고 펀드에 가입했으나 수익률이 자꾸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집 장만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돈을 더 보탤 수 있을까 해서 남들 다한다는 펀드에 가입했다”며 “솔직히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길래 안심하고 따라 들어갔는데 이렇게 손해가 커질 줄은 몰랐다”고 괴로워했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회사원 장모(35)씨의 걱정은 더욱 깊다. 장씨는 “지난 21일 현재 펀드 투자 손실금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며 “환매를 하고 싶어도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인터넷만 들락거리면서 한숨 쉬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개인들이 낙담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초 주식 투자를 시작했던 사람들은 ‘아직까지 원금은 남아 있어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조금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원 윤모(41)씨는 “오래전에 펀드에 가입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손해를 보지 않고 있다”며 “급한 돈도 아닌데 신경 쓰지 않고 내버려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김모(31)씨는 “일주일 전에 중국 펀드를 환매했다”며 “지난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지만 그래도 요즘 같은 분위기에 이익을 내고 빠진 게 어디냐는 생각이 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개인사업을 하는 정모(33)씨는 며칠 동안 펀드 환매를 고민하다 자동 이체일을 앞두고 은행을 찾았다. 정씨는 “차마 환매는 할 수 없어 은행에서 펀드 자동이체를 해지했다”며 “일단 추가로 돈을 넣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홍은미 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장은 “며칠째 주식시장이 많이 빠지면서 펀드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실질적인 결단을 내리는 고객들은 많지 않다”며 “환매든 추가 가입이든 과감한 베팅을 하기에는 심리적으로 몹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한신 하나대투증권 이수역지점장도 “오전에 주가폭락에 대해 걱정하는 고객 전화를 일부 받기는 했지만 하락폭이 크다 보니 고객들의 반응이 오히려 잠잠하다”며 “주가 수준이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어 단계별 분할매수를 고객들에게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8/01/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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