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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논란 또 불거져…본계약 까지는 '험난'
입력2002-04-22 00:00:00
수정
2002.04.22 00:00:00
■ 하이닉스 매각 MOU 체결
5개월여 동안 진행됐던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 매각 협상이 MOU를 체결함에 따라 일단 마무리됐다.
이번 MOU는 통상 국제 거래 관행상의 MOU보다 훨씬 느슨한 형태다. 말 그대로 매각에 대한 기본 원칙만을 담았다. 구속력도 없다.
이에 따라 본계약까지는 험난한 과정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헐값 논란도 강하게 불거지고 있다.
인수 대금으로 지급 받기로 한 마이크론의 주식가치를 현 가치보다 15%나 높게 평가해주는 등 협상 막바지에 일방적 양보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결국 하이닉스의 진정한 진정한 매각 협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평가다.
◇ MOU 포함내용과 매각 득실
MOU는 ▦주요 매각 합의 내용과 ▦본 협상 절차 등 2가지로 구성됐다.
매각 합의 내용에는 우선 매각 대금의 지불 방식이 담겼다. 매각 대금은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비메모리부분에 투자할 2억달러를 포함해 40억달러. 여기엔 미국유진 공장의 해외 부채 10억달러도 포함됐다.
남은 28억달러중에서도 ▦정밀 실사후 드러날 추가 부실(5억달러) ▦본계약 체결때까지의 추가 비용(5억달러) ▦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비용(10억달러 안팎) 등을 제외하면 건지는 것은 8억달러 정도며, 여기에 신규 여신 지원에 따른 채권단 내부 부담 등을 감안하면 국내 채권단이 건질 수 있는 돈은 5억달러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특히 지난주 최종 매각 협상에서 마이크론에 핵심 2가지 쟁점을 양보했다.
우선 인수 대금으로 지불할 마이크론의 주식가치 산정 기준이다. 마이크론은 하이닉스 인수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할 예정. 협상 중반까지도 40달러를 웃돌았던 마이크론 주가는 이달 초를 고비로 3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인수 비용은 40억달러로 같은데, 대금으로 지불할 주식의 수는 주가 하락폭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이닉스는 이를 주당 35달러(지급 주식수:1억860만주)로 높여 줬다.
겉으론 매각 가격이 40억달러로 같지만, 실제론 협상 초기보다 15%나 가격을 깎아준 셈이다.
인수비용으로 국내 은행이 마이크론에 대출키로 한 15억달러도 마찬가지. 국내 채권단은 당초 마이크론측에 대출 조건으로 마이크론 본사의 보증을 요구했다. 그러나 MOU에서는 30년 만기 무보증으로 바뀌었다.
◇ 향후 절차와 걸림돌
이번 MOU는 ▦하이닉스 채권단 협의회 ▦하이닉스ㆍ마이크론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다. 시한은 4월30일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MOU는 자동 소멸된다.
문제는 국내 채권단과 하이닉스 소액주주들이 이번 협상 내용에 대해 수긍하느냐의 여부다.
매각 가격에 따를 경우 국내 채권단, 특히 담보가 없는 투신권은 빌려준 거의 대부분을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은행권도 담보권자를 제외하고는 회수율이 5%도 되지 않을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채권단은 지난해 인수한 하이닉스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꾼뒤,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선다는 방침.
주식 매수권을 주지 않기 위해 법인을 물적 분할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는 법적 검토 결과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났다.
이 같은 걸림돌을 모두 해소한다 해도 본계약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본협상 과정에서 정밀실사를 통해 드러날 추가 부실을 어떻게 보전할지가 우선 관심사로 등장할 전망.
여기에 현대투신과 AIG간 협상 과정에서 보듯, 인뎀니피케이션(사후 손실보상) 등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으로 조율을 해나갈지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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