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弱달러속 엔高 장기화땐 亞기업 중국行 가속전망
입력2003-09-24 00:00:00
수정
2003.09.24 00:00:00
김창익 기자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아시아 수출기업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저비용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가 있는데다 달러 약세, 즉 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기업의 상당수가 고정환율제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원화와 타이완의 타이완 달러는 최근 엔화와의 연동 움직임이 확연해 한국과 타이완의 주요 수출기업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4일 달러 약세에 따른 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은 물론 자국 화폐 가치가 엔화에 사실상 연동돼 있는 한국과 타이완 수출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수 회복이 더딘 한국은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신문은 진단했다. AWSJ은 이에 따라 생산비용이 낮고 고정환율제 유지로 환율 변동에 따른 피해가 적은 중국이 탈출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제임스 정 대변인은 “엔화와 원화 강세가 장기화 될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업체들이 엔고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수개월 정도는 환율 변동에 대비한 헤징을 해놓았지만 엔 강세가 장기화 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 3위 자동차 업체인 닛산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엔ㆍ달러 환율이 120엔을 기준으로 1엔씩 떨어질 때마다 영업 이익은 8,920만 달러씩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엔 강세에 따른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으로의 탈출 유혹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달러 약세가 수출 업체들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출 업체들은 대부분 고가 부품이나 설비를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 가격은 오히려 싸지기 때문.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TSMC)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환율 변동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이는 달러 약세로 인해 해외에서 고가 설비를 구매할 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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