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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있는 성장’을 위해선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은 그에 비례해 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구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ㆍ노동계가 손을 맞잡고 `일자리 창출`에 본격 나서기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고용탄성치`는 외환위기전 평균 0.33에서 2003년 0.16으로 떨어졌다. 고용탄성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1% 이뤄졌을 때 취업자 증가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고용없는 성장`현상이 구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경제적 차원을 뛰어 넘는 처방이 필요하다. 실업을 줄이겠다고 이른바 `우겨넣기` 식으로 고용을 늘릴 경우에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나중에 화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는 전제 하에서 고용 확대가 이루어져야만 발전적인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그 점에서 특히 노동계가 사회협약 체결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로 평가된다. 현 상태에서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채용 확대와 임금상승 억제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기존 채용인력에 대한 기득권보호 우선주의가 만들어 낸 고임금체계 아래서는 기업은 신규채용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임금피크제 도입과 교대근무 확대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노사정위원회는 합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각 당사자들은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 아래 보다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하기 바란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고용 확대는 당사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지속적인 것은 되지 못한다. 근본적인 대책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교육체계를 선진화시켜 경제발전에 부응하는 인력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들로 하여금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정치적 리더십과 정책역량을 확실하게 보여 줘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의지를 확실하게 천명하기 바란다.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투자관련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외국인투자 유치에 대한 이른바 `올인` 전략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문제 해결방향도 확실하게 제시하기 바란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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