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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中企 “기업공개 싫어”
입력2003-09-22 00:00:00
수정
2003.09.22 00:00:00
온종훈 기자
상당수 알짜 중소ㆍ벤처기업들이 코스닥 등록 등 기업공개를 꺼리고 있다.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유입 효과에 비해 지분구조의 변경에 따른 오너십의 문제와 등록후 사외이사제 도입, 각종 공시 등 업무량은 지나치게 늘어나 실제 득 볼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또 시중 금리가 싸져 증시를 통한 직접금융조달에 굳이 매달리기보다 은행 등 간접금융시장에서 필요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22일 관련 중소ㆍ벤처 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상장이나 등록 등 기업공개에 따른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수백억에서 1,000억원대에 이르는 알짜 중견기업들이 기업공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로에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N업체는 방문판매를 통한 매출이 올해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공개는 3~4년 후로 생각하고 있다. 이 회사 자금팀장은 “당장에 자금이 크게 필요치 않다. 일부에서는 상장이나 등록 등을 권유하고 있지만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들어갔던 콘크리트 혼화제를 만드는 S업체의 경우도 자진해서 심사를 철회했다. 주간사 등을 통해 알아본 배수가 액면가의 5~6배수에 그쳐 목표 배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P사장은 “제 2, 3공장 가동으로 3년안에 최소 500억원대의 매출은 일으킬 정도로 유망한데도 지금 이상태로 공개해봤자 20억원대 내외의 자금만 유입될 뿐이라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경기 용인지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K사장은 “투자자들이 매출이 1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코스닥 등록을 종용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이 코스닥에 간 이후 투자자들이 3개월이내에 손을 털고 나가 오히려 등록전보다 훨씬 기업내용이 안 좋아진 사례를 봐 현재 고민중이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 등록한 C업체의 경우도 차세대 주력인 모바일, 모바일 부가통신으로 주가가 산정되지 않고 이제는 축소하고 있는 컴퓨터전화통합(CTI)업종으로 분류, 등록주가가 결정돼 등록시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니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상당수 중소ㆍ벤처기업들이 초기 투자자들과의 이면 계약에 따라 기업공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실제 등록이나 상장시의 업무량의 폭증과 공개 후 지분변동과 대주주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감소 등이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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