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식량 안보체제 확립이 시급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과거 곡물 가격 폭등이 악천후나 지역 분쟁 등 일시적 불안정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면 최근의 곡물 가격 급등은 개발도상국 급성장, 바이오연료 사용 확대,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 다발, 곡물시장으로의 투기자금 유입 가속, 자원민족주의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지속되고 있는 곡물 가격 급등 현상은 수입물가 상승을 불러와 생산자물가ㆍ소비자물가ㆍ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 위축을 야기, 내수 부진에 의한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대경제연구원은 단기적인 대응책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001∼2006년 평균 톤당 152달러였던 밀 가격이 오는 2016∼2017년에는 183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향후 세계 곡물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는 주식인 쌀을 제외한 보리ㆍ밀ㆍ콩ㆍ옥수수의 자급률이 2006년 기준 각각 46.5%, 0.2%, 0.8%, 13.6%에 불과해 세계 곡물 가격이 변동하면 그 영향이 국내에 그대로 반영되게 돼 있어 국내 식량수급에도 불안이 우려된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식량자립도를 높이고 농산물 선물거래시장을 도입해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주변국 미개발 영토에 대한 플랜테이션 협력 강화를 통해 식량의 안정적 공급 기반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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