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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없는 입사시험 확산된다/「채용파괴」 바람…면접·적성검사 비중

◎주요그룹 불황 불구 예년 규모 뽑을 듯「채용문화의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채용파괴 현상이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형태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것. 주요 그룹들은 올해도 필기시험을 줄이고 면접과 적성검사에 큰 비중을 둘 방침이다.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한 원서접수도 보편화되고 있으며 그룹공채와 별도로 계열사별 공채를 실시하거나 필요인원을 수시로 선발, 결원을 보충하는 상시채용제도 확산되고 있다. 불황으로 올 하반기 채용인원을 대폭 줄여잡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국내 30대 그룹들이 올 가을 모집정원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올 채용의 특징으로 꼽힌다. 채용정보업체인 리크루트가 국내 30대그룹중 채용규모를 확정한 23개 그룹의 하반기 채용인원을 조사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들 기업은 올 하반기 1만1천7백79명의 채용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만2백18명보다 1천5백여명이 늘어난 규모다. 특히 대우그룹은 오히려 내년도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5백명 증원했으며 롯데·동아·동부·한일·극동건설 등 유통과 건설업이 주력인 기업들도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50∼70명씩 늘려잡았다.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현대·삼성·한진·대림·동국제강·삼미·벽산그룹도 채용규모를 예년보다 「소폭 감소」 혹은 최소한 「예년 수준」에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크루트 유제흥 편집장은 『일부 그룹을 제외한 주요그룹들이 신규채용이나 감원보다는 조직재배치를 통한 감량경영으로 불황대책을 전환하면서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최소한 예년수준은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 그룹들은 이같은 채용계획 아래 기업환경변화에 맞는 인재를 구하기 위해 예전과 다른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돌에서 옥을 골라낸다는 방침이다. 상시채용제는 지난해 4월 한보그룹을 시작으로 대우가 채용엽서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채용전담데스크제라는 이름으로 도입해 시행중이다. 선경그룹도 올 하반기부터 매달 채용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채용전담팀을 설치했다. 현대도 정보기술·자동차·전자등 일부 계열사의 해외인재 유치에 이 제도를 적용한데 이어 경력자를 대상으로한 상시채용시스템을 구축중이다. 다른 대그룹들도 채용비용 축소 및 인력관리의 효율성을 들어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이 제도가 빠른 속도로 전파될 전망이다. 상시채용제도와 맞물려 확산되고 있는게 계열사 채용이다.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이 그룹공채와 별도로 신입사원을 뽑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지원회사를 명시케해 회사별로 면접을 치른다. 제일제당은 직군별로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원서접수도 인터넷을 이용하면 일일이 접수창구를 찾아 다닐 필요가 없다. 웬만한 그룹은 통신망에 이미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거나 개설을 서두르고 있어 국내에 「사이버 채용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은 또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면접과 적성검사 등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필기시험을 치른다해도 어학실력 측정을 위한 토익테스트 정도다. 대신 면접과 자체개발한 적성검사를 당락의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과거에 한차례 보던 면접이 2∼3회로 늘어났으며 면접방법도 동료면접에서 호프집 면접, 블라인드 인터뷰 등으로 다양해졌다. 수험생들에게 「IQ테스트」로 통하는 적성 및 인성검사도 각 기업이 취업희망자의 기본 자질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올 대기업시험일인 12월1일을 앞두고 입시준비생들 사이에 어느 때와 다른 치열한 전운이 감도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채용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지원기업의 채용규모, 전형방법 변화, 면접방법 등 점검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처하라고 주문한다. 특히 지방대생과 여대생들은 각 대학에 설치된 취업보도실을 활용해 지방연고기업이나 여성우대기업 정보를 수립하면 소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10월이면 PC통신, 채용관련기관의 취업정보가 쏟아지는 시기다. 이 때쯤이면 자기적성에 맞는 업종과 업무를 확정해야 한다.』는게 민윤식 리크루트사장의 말이다. 민사장은 『보험에 가입하는 기분으로 상시채용기업 PC통신망에 자신의 이력서를 띄워놓거나 채용박람회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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