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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公 금리 왜내렸나

실적 올리려 정부정책에 반기?

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콜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정부출자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오히려 대출금리를 낮추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2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를 현행 6.60~6.85%에서 6.30~6.55%로 0.3%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중은행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갭이 기존 1.5%포인트 수준에서 1%포인트 안팎 수준까지 낮아졌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0.5%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상품의 금리를 낮추게 되면 시중에 투기적인 수요들이 이 대출을 이용해 투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인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출자해 만든 주택금융공사가 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단행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일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한 은행들이 순수하게 자발적인 의도만으로 금리를 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암묵적인 정부당국의 의지 등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을 고민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금융계는 공사가 이 같은 비난을 의식하면서도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개점휴업’을 보일 정도로 줄어든 실적 때문으로 보고 있다. 보금자리론 공급실적은 4월 869억원에 이어 5월에도 732억원으로 줄어들어 지난해 1월(668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월평균 3,516억원에 달했던 모기지론은 올 들어 월평균 860억원대로 급감했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 해소와 고정금리 메리트를 감안할 때 시중 투기자금이 공사의 모기지론을 겨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공사의 한 관계자는 “보금자리론 1계좌당 평균 대출금액은 7,000만원에 불과하고 국민주택 규모(25.7평)에 주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투기수요가 발붙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공사 자체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정도로 경영합리화를 이룬데다 장기금리가 안정을 보여 조달코스트가 낮아졌다”고 항변했다. 장기대출 금리가 안정되면서 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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