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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우승] 우승의 환희뒤엔 가족 희생 있었다
입력1999-09-07 00:00:00
수정
1999.09.07 00:00:00
성공 뒤에는 언제나 눈물이 있었듯 「수퍼땅콩」김미현의 우승뒤에도 눈물이 있었다.김미현에게 스테이트 팜레일 클래식 우승은 단순히 시간만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고난과 눈물의 대가며 투지와 오기의 승리다.
주니어 시절과 프로입문후에도 항상 라이벌이었던 박세리의 세계 제패에 자극을 받아 미국 프로테스트에 도전했던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앞길이 그렇게 힘들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승부욕이 남다른 김미현으로서는 스폰서없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98년11월말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현실은 생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중고 밴에 의지해 미국 전역을 떠도는 생활이 시작됐고 부모와 함께 있었지만 대회일정을 챙기고 참가신청을 하는 일, 하다못해 골프장 가는 길을 묻는 일도 다 김미현의 몫이었다. 김미현보다 더 영어에 능숙치 못한 아버지, 어머니는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가질 수밖에 없었다.
먹는 것도 변변하지 못했다. 낮에는 대개 햄버거로, 밤에는 모텔방에서 밥을 지어 장아찌나, 레토르트 카레로 저녁을 떼웠다.
간혹 교민들이 식사를 대접하곤 했지만 김미현은 그런 자리가 더 힘들었다고 한다. 모두들 박세리 이야기만 했기 때문이다.
국내무대에서는 결코 뒤질 것이 없었던 박세리는 이미 메이저 우승자로 교민들의 영웅이 돼있었고, 김미현은 3번째 출전한 밸리오브스타스를 시작으로 2월에 3개 대회에서 연속 컷오프 탈락하는 「이름없는 신인」일 뿐이었다.
생각처럼 성적이 나지 않아 속상한데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체중을 5㎏이나 늘린 탓에 시즌 초에는 몸에 무리가 오는 듯도 싶었고, 대회때마다 참가하느라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신경성 위장염에 걸렸을 때에는 골프채를 내던지고 싶었다.
그러나 이같은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김미현 특유의 오기였다.
4월 칙필A채리티선수권대회에서 공동 9위로 첫 「톱10」에 진입한 것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7월 한별텔레콤과의 스폰서계약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뒤모리에클래식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웹콤챌린지 공동 18위, 퍼스타클래식 공동 4위, 올스모빌클래식 단독 10위 등 김미현의 샷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졌고 결국 스테이트 팜레일 클래식 우승으로 그 험난한 고생길을 마감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오기는 이제 김미현의 눈시울을 닦아내고, 환한 미소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미현 골프인생
김미현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부산 충무초등학교 6년때로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88년이다.
개인사업을 하던 큰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김미현은 당시 초등학교 6년생으로는 표준 이상인 키 150㎝였다.
김미현은 은하여중과 부산진여고, 용인대(2년 중퇴)를 거치면서 동네 연습장의 레슨프로에게서 짬짬이 스윙동작의 문제점을 교정받을 정도에 그쳤을 뿐 독학으로 골프를 익혔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아 153㎝에 그친 김미현이 단신의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스윙을 만들어내는데 기존의 교습법은 별로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미현은 「키가 작다」는 컴플렉스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더 노력했고, 국내무대에서 정상에 오르자 US오픈에서 우승한 영국의 단신선수 앨리슨 니콜러스를 표본삼아 세계제패의 각오를 다졌다.
부산진여고 졸업과 함께 인천으로 이사하면서 용인대에 진학했지만 96년 용인대 2년 때 학업을 포기하고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것도 김미현의 프로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미현은 박세리와 나란히 96년6월 프로에 입문하며 그 해 3승을 거뒀고 상금순위 2위를 차지했다. 97~98년에도 역시 3승씩을 거두며 2년 연속 국내 상금왕을 차지했다.
◇김미현의 신상명세서
생년월일=1977년 1월13일
학력=부산 충무초등-부산 은하여중
-부산진여고-용인대 중퇴
체격=153㎝, 56KG
혈액형=A형 취미=피아노치기, 영화감상, 음악감상
프로데뷔=국내 96년, 미국 99년
계약사=한별텔레콤(50만달러)
우승=국내 9승 96년 미도파,유공,한국여자오픈
97년 유공,휠라,SBS최강전
98년 카네이션,SBS최강전,KLPGA선수권
99년 미LPGA 스테이트 팜레일클래식
가족관계=아버지 김정길(52) 어머니 왕선행(49)
오빠 김민석(26·대학생)
기타=남자친구(2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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