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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국내채권 발행 봇물]“금리 낮아져 조건 美보다 유리”

외국기업들의 원화표시채권 발행 러시는 한국이 최적의 채권발행 조건을 갖춘데 따른 것이다. 우선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자금이 370조원에 달할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채권발행시장의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발행기준을 대폭 완화, 발행이 쉽고 유리해진 것이다. ◇어떤 기업이 발행 추진하나=포드로부터 시작된 다국적기업의 회사채 국내발행은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이 해외기업 채권발행 관련제도를 개선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97년 자본시장 개방이후 지금까지 외국기업의 국내 채권 발행 건수는 모두 12건. 하지만 발행주체가 대부분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며 순수 외국자금은 싱가포르 기업인 SPI(싱가포르 파워 인터내셔널)의 자회사가 유일한데 이 역시 국내기업과 거래를 위해 발행한 것으로 자체자금 조달용은 아니었다. 포드가 원화표시채권을 발행할 경우 사실상 외국기업의 첫 국내채권 발행인 셈이다. 포드는 지난해 초 한국ㆍ일본ㆍ유럽시장을 대상으로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다가 11월께 한국시장에서 원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SSB)을 예비주간사로 선정해 2억달러의 회사채발행을 추진중이다. 포드에 이어 원화표시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은 GM과 GE. GM은 대우차 인수후 추가투자를 위해 2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시장을 선호하는 이유는=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에서 채권 발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우선 과거에 비해 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선진국과의 금리차가 현격히 좁아진 데다 발행조건은 오히려 미국 등에 비해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돼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덤까지 생겼다. 특히 포드나 GM 등은 제로 마진의 할인판매에 들어가면서 자금흐름 및 경영상태가 여의치 않은데 미국내에서는 투자매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포드는 지난 2000년 브리지스톤 타이어의 리콜로 이미지가 손상된데다 전세계 경기침체로 최악의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10월 S&P와 무디스 등 세계3대 신용평가사가 포드에 대해 `아웃룩 네거티브(Outlook Negativeㆍ부정적 신용전망)`로 평가해 포드의 10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한때 10%까지 급등하며 정크본드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풍부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고 IMF(외환위기)이후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한국이 채권발행의 적지로 부상한 것이다. 포드의 국제 신용등급이라면 미국 발행금리의 절반수준에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포드사의 회사채 유통수익률(금리)은 7.5%. 무디스 신용등급으로 포드가 국내에서 3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수익률은 5.9%다. 여기에다 달러약세에 원화강세까지 감안할 경우 5.5% 정도면 발행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금감원이 외국기업들의 채권발행 기준까지 완화, 발행자체도 쉬워졌다. ◇국내 채권시장 영향은=외국기업들이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할 경우 국내투자자들의 채권투자 범위가 확대되면서 채권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다. 회사 상황과 유통수익률이 무시된채 국내에서 낮은 금리로 채권이 발행될 경우 채권 유통시장에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포드의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으로 현대차보다 2단계 정도 높지만 현재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현대차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주기 어렵다는게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다. 김일구 굿모닝신한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채권이 국내에 들어오면 통상 환율 차이로 1.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며 “외국기업들이 국내에서 턱없이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경우 금리와 환율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크게 늘어나 유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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