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이용 고효율 수소생산 성공<br>효율성 15%선으로 日보다 앞서<br>수소경제시대 진입 기반 다져<br>2012년까지 효율성 45% 목표<br>저비용 대량생산 연구도 수행중
| 배기광 박사 |
|
| 'SI 원자력 수소 생산공정'의 실증 시험 장비의 모습으로 좌측 하단의 박스형 장비가 전기투석 장비로 요오드화수소(HI)를 물로부터 분리ㆍ농축 시킨 뒤 우측 상단의 원통형 부분에서 요오드화수소를 수소와 요오드로 분리하게 된다. 이후 중앙 우측의 흰색 원통형 부분에서 다시 수소와 이물질의 분리가 이뤄진다. |
|
"원자력의 고열을 이용해 열화학적 방법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시험에 성공했으며, 고효율을 실현했다는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열화학수소연구센터 센터장 배기광(사진ㆍ52) 박사는 2020년대 수소경제 진입을 앞두고, '어떻게 수소를 생산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풀어가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배 박사는 황산과 요오드를 이용해 재순환 구조를 갖는 'SI 원자력 수소 생산공정'의 실증 시험 연구를 수행해 지난달 이를 실증했다.
"지금 연구중인 'SI 원자력 수소 생산공정'에서 수소생산 기술 자체는 원자력과 무관하지만 열화학적 방법에 필요한 지속적인 고온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원자로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자력 수소 생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배 박사는 설명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보다 낮은 비용으로 대량의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며,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는 분야가 바로 열화학적인 수소생산이다. 황산과 요오드를 이용한 방법 역시 이론적으로는 이미 정립된 기술이지만 이를 실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원자력 수소 생산공정'의 기본 개념은 미국이 70년대에 정립했지만, 추가연구가 중단됐다가 최근 프랑스가 분젠반응 공정을 담당하는 공동연구를 통해 오는 2009년 실증시험을 계획중이며, 일본은 99년 효율성은 다소 낮지만 시간당 1리터의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배 박사팀이 수행한 연구는 황산에 약 900도의 고열을 가해 수소생산에 필요한 '이산화황'을 분리해내는 공정과 이 '이산화황'에 요오드와 물을 첨가해 요오드화수소(HI)를 생산하는 분젠반응 공정이 핵심이다. 독일의 화학자인 분젠의 이름을 딴 분젠반응을 통해서는 요오드화수소와 황산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 황산은 다시 처음의 '이산화황' 분리공정의 원재료로 쓰이는 재순환 구조를 갖게 된다.
요오드화수소는 수소를 생산하는 재료가 되며, 여기에 300도의 고열과 독자개발한 실리카 계열의 촉매제, 전기투석법을 이용해 수소와 요오드를 생산하게 된다. 즉 각 공정은 재순환 구조를 가져 고열과 물, 촉매제만을 투입하게 되며, 황산과 요오드는 재투입이 필요없는 구조다.
"수소생산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것이 물과 함께 섞인 요오드화수소에서 수소를 어떻게 분리해내냐는 것이며, 독자 개발한 촉매제와 전기투석 방식의 물 분리를 통해 효율을 높인 것이 일본의 실증시험보다 앞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배 박사팀이 실증시험에 성공한 설비는 시간당 약 3.5리터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투입되는 열 에너지 대비 약 15% 내외의 효율성을 보였다.
"현재 'SI 원자력 수소 생산공정'의 이론적 효율성은 약 60~70% 수준이지만, 실제 구현은 불가능한 상태이며, 오는 2012년까지 약 45%의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배 박사는 말한다.
또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 에너지가 약 60기압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를 20기압 정도로 낮춰 수소 생산공정에 바로 투입하는 가압 생산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향후 연구개발에 대해 배 박사는 "오는 2012년까지 정부차원의 요소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2013년부터는 민간기업에 의한 응용기술개발이 이뤄지도록 돼 있지만, 엔지니어링 기술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민간기업의 참여가 중간단계부터 이뤄져야 보다 빠른 응용이 가능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