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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이 뜨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거래량이 220억달러를 넘어서고 주식과 원자재ㆍ채권 등 각기 다른 금융 부문을 연계한 상품이 쏟아지면서 금융공학 전문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회사간 스카우트전도 치열하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B)가 신한은행 외환파생상품 마케팅 담당자 3명을 스카우트하려 했던 것이 대표적 케이스다. 영국계 은행인 SCB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6월 중 70명의 외환딜러로 구성된 대규모 딜링룸 개설을 추진하면서 금융공학 인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이는 한국씨티은행이 70명 수준으로 국내 최대 딜링룸을 만든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외환파생상품 시장에서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국민은행도 최근 딜링룸을 전격적으로 확대해 인력규모를 73명으로 늘렸다. 윤만호 산업은행 금융공학실장은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인력 자체는 한정된 데 비해 외국계 금융기관에다 증권사의 파생상품 취급이 확대되면서 인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1년 말 금융공학팀을 실로 승격시킨 후 34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하는 등 국내 최대 금융공학인력 풀(pool)을 보유하고 있다. 외환파생상품ㆍ신용파생상품ㆍ금리파생상품ㆍ주식파생상품 등 전방위로 운용하는 산업은행 금융공학실은 지난해 700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올려 1인당 20억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시중은행 1인당 평균 순익 2,000만원의 100배에 해당하며 외국계 은행 평균의 10배에 이른다. 산업은행은 혹 발생할지 모르는 스카우트전에 대비해 특별성과급을 도입, 억단위 이상의 성과급을 주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이어 가장 많은 금융공학인력(22명)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연내 집행할 우수인력 포상금으로 100억원을 책정해놓고 포상기준을 마련 중이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수인력의 조직 충성도를 높이고 근무동기를 고취시키기 위한 조치”라면서 “금융공학인력에 대한 배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금융공학수요가 많은 만큼 금융공학인력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윤 실장은 “금융공학실에서 일하려는 인재들이 많다”면서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고 밝혔다. 김동석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금융공학과정 책임교수는 “금융상품이 복합화되는 현실에서 금융기법의 첨단화를 위해 수학ㆍ통계학ㆍ컴퓨터 등 공학적 요소와 재무이론이 접목돼야 한다”면서 “스위스의 금융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데는 스위스 은행학교의 역할이 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금융전문대학원을 내년부터 주요 대학에 개설하는 등 금융공학인력의 산실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두호 파생시장협의회(KOSDA) 회장은 “선진국 금융기관들은 전체 수익 가운데 파생상품 운용비중이 65~70%를 차지하는 데 반해 국내은행들은 예대마진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면서 “예금ㆍ대출시장 확대에서 파생금융상품 등 상품운용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국가인 런던에서 파생상품 거래 대신 무역금융에만 치중하는 상황이다. 금융공학을 도입하면서 금융상품이 복잡해졌고 이에 금융감독당국도 금융공학을 이해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용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3월 말에 증권회사도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하도록 조치가 이뤄졌다”면서 “은행ㆍ보험ㆍ증권사 등으로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금감원도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차원에서 금융감독을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하면서 금융공학에 대한 수요가 급팽창함에 따라 금융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별도 설립이 추진됐던 금융전문대학원을 기존 대학 내 설치할 것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금융전문대학원을 기존 대학 내 설치하는 내용의 시행안을 마련, 6월 초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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