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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마케팅이 변한다] 2. 돈 안되면 고객도 버려라

요즘 들어 `모든 고객이 왕`이란 기업들의 모토가 무색해지고 있다. 불황기를 어렵게 버티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돈 안 되는 고객은 과감히 털어내고 대신 핵심 고객에만 집중하는 이른 바 `디마케팅(demarketing)`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기업들은 몸집 불리기의 일환으로 무차별적으로 고객 수를 늘려 왔다. 하지만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업 규모를 대변해주던 고객 수가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비용만 축 내는 미운 오리로 전락해버렸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을 수정, 돈 안 되는 고객은 쫓아내고 돈 되는 고객만 모시는 디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디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카드업계. 카드업계는 올 초부터 내실 경영을 앞세워 신규 고객 확보보다는 기존 고객 가운데 우량회원만 걸러내 관리하고 있다. 올 들어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전회원에 대한 할인 및 무이자할부 등의 서비스는 대폭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일부 타깃 고객층에 대해선 VIP 클럽 운영과 각종 수수료 할인 등 서비스를 확충하는 추세다. 또 LG카드, 비씨카드 등 많은 카드사들이 포인트 적립 제도를 변경, 사용 실적에 따라 차등화하고 있다. 무분별한 판촉 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쳐왔던 유통업계에도 `선택과 집중`바람이 불고 있다. 백화점들은 불황을 맞아 효율제고와 비용절감을 겨냥해 디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점포별로 500∼2,000명의 초우량 고객을 선정, 라운지 무료 이용ㆍ전용 주차공간 제공ㆍ특별할인 등의 서비스를 하는 MVG(Most Valuable Guest)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6개월동안 구매 실적이 없는 고객에게는 DM발송 등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판촉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이와 유사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현대백화점은 여름세일을 맞아 우수고객을 선정, 쿠퐁 숫자를 늘린 쿠퐁북을 발송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도 올 초부터 돈 안 되는 고객 털어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카탈로그 부수 경쟁을 해왔던 업체들이 최근 들어선 구매 기록이 없는 고객에겐 카탈로그 발송을 과감히 중단하는 등 발행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대신 VIP고객에겐 특별 카탈로그를 발송하고 배송, 쿠폰 등 여러 부문에 걸쳐 특별 대우를 하고 있다. 그 동안 전단지 등을 통해 무조건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던 가전 유통 업체들도 최근 도입한 CRM시스템을 활용해 선별 마케팅에 들어갔다. 하이마트는 DM을 발송할 때 패밀리 카드를 소지한 사람에게만 10%할인 쿠폰을 동봉한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 보다 자사에서 물건을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의 재구매율을 노리는 게 더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달주 오리콤 브랜드전략 연구소장은 “불황기일수록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필요한 고객만을 제대로 관리하고 그들로부터 영업이익을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불황기일수록 이러한 고객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활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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