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추진 중인 동부제철(016380)이 약 5,000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부제철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와 채권단의 지원 절차는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동부제철 채권단은 다음주 중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 채권단이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실사를 진행한 결과 동부제철은 6월 말 기준으로 약 5,000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제철은 지난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상태로 삼일회계법인은 이 같은 내용의 잠정보고서를 최종 검토한 후 조만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할 예정이다.
대규모 자본잠식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의 자율협약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동부제철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동부제철의 존속가치는 2조4,0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8,000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의 예상 회수율은 청산할 경우 66%, 존속시킬 경우 97.3%로 조사됐다. 채권단이 신규 자금지원을 통해 동부제철을 살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동부제철은 이미 채권단으로부터 7월 1,6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지원을 받은 상태다.
채권단은 실사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만큼 최종보고서가 완성되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본격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신규 자금지원 규모, 출자전환과 차등감자(경영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감자비율을 달리하는 방안) 여부 등을 결정한다. 차등감자 후 출자 전환하는 과정에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동부제철은 대규모 자본잠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9.07%(200원) 하락한 2,005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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