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등 7월께 삼성타운 입주 "시너지 효과 기대"
삼성토탈,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삼성의 화학 부문 4개사가 오는 7월 초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모두 모인다. 이에 따라 90년대 한 때 소그룹으로 묶여 있었던 이들 4개사가 원료를 주고받는 등 생산제품에서의 연결관계 뿐 아니라, 신사업 추진 등 한 차원 높은 시너지효과를 창출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현재 서울 태평로2가 삼성생명 빌딩에 입주해 있는 삼성석유화학과 을지로 삼성화재 빌딩에 있는 삼성BP화학이 7월 초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C동 삼성전자 빌딩으로 이전한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이미 서초동 삼성타운 A동(삼성생명 빌딩)으로 이사 온 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과 한 둥지에서 보다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의 화학 4사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약 3~4년간 '화학소그룹'이라는 소그룹 체제에 속해 지휘체계를 통일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소그룹 체제가 폐지된 이후 각자 흩어져 독립경영을 해왔다.
4사는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하지만, 서로 거래관계에 있는 것도 특징이다. 폴리에스터 원료인 테레프탈릭산(TPA)를 생산하는 삼성석유화학은 유화공업의 가장 상위공정(업스트림)에 위치한 삼성토탈이 생산하는 파라자일렌(PX)를 원재료로 이용한다. 삼성석유화학은 제품 제조과정에서 삼성BP화학의 빙초산을 들여와 부재료로 이용하는 관계에 있기도 하다. 삼성정밀화학은 에폭시수지 원료인 ECH를 만들기 위해 삼성토탈로부터 프로필렌을 공급받고 있다.
한 화학계열사의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매주 수요일 사장단 회의를 제외하고는 4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만날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 한 곳에 모이게 되면 CEO급 뿐만 아니라 실무진도 자주 만나 더 많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학산업에 대한 장ㆍ단기 전망이 전문가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서로 도울 일이 많을 것"이라면서 "특히 신사업 개발, 시장동향 모티터링 및 마케팅, 중동의 신증설 물량 등 시장 환경 공동 대응 등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박오규 삼성BP 사장도 부임이후 회사 이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화학계열 4사 모두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동반 성장을 계획하기에 좋은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발 경기부양 호재와 제품 시황 호조로 4사의 맏형 격인 삼성토탈의 수익성이 지난 1ㆍ4분기 이후 대폭 높아졌고 지난해까지 연속 3년간 적자를 내던 삼성석유화학도 중국 등의 영향으로 지난 1ㆍ4분기 13분기만에 흑자를 냈다.
각국 TPA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삼성BP화학도 빙초산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고 삼성정밀화학은 메셀로스 등 정밀화학 제품, 전자재료, 의약품 코팅재 등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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