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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체력 한계'…약세장 길어지나

일일 평균거래액 4兆3,000억 1년만에 최저<br>고객예탁금도 계속 줄어 9兆원마저 무너져<br>전문가들 "해외 악재 지속…바닥 단언 일러"


증시가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발 악재로 수개월째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최근 들어 매수주체가 실종됐다. 그동안 외국인의 파상적인 매도물량을 받아내던 기관과 개인 모두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증시자금 지표가 크게 악화되면서 약세장의 장기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말 미국의 ‘고용 쇼크’로 다우존스가 1만2,000선을 내준 영향으로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2.33%(38.80포인트) 떨어진 1,62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제 코스피지수 1,600선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아직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동성이 아직 크고 이를 상쇄할 매수주체도 상당히 힘이 꺾여진 만큼 섣불리 바닥권을 논하기 이르다”며 “기간조정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일 거래액ㆍ고객 예탁금 ‘빨간불’=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이 4조3,000억원에 그쳤다. 싸늘한 시장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증시는 올해 들어 거래금액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월 평균 일일거래대금은 지난해 10월 최고점인 8조2,000억원에서 이달에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4월 4조4,000억원에 이어 근 1년래 최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임시로 맡겨놓은 고객예탁금도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9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고객예탁금은 8조9,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연중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금이 MMF 등 단기자금으로 이동하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수는 펀더멘털상으로는 저평가 국면이지만 외부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섣불리 ‘바닥’을 단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약세장 장기화 가능성=미국발 악재로 인한 증시 불안이 계속되면서 매수주체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만 쥐고 있거나 일부는 실탄을 상당 부분 소비해버린 상황이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던 기관마저 최근에는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현물시장에서 매도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개인들 역시 짙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저가매수에 앞장서왔던 개인들도 이날은 지수가 전날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음에도 순매수 금액은 200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발 악재가 모노라인 등 신용위기에서 소비ㆍ고용ㆍ투자 위축 등 경기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증시의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악재의 경우 근본적인 경기를 건드렸다는 측면에서 증시는 예상보다 긴 기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며 “지수가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바닥권이지만 조정장세는 오는 4월 말이나 5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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