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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맞아 브라질을 방문한 김정태(사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브라질 외환은행을 중남미의 삼성전자 같은 금융사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브라질 현지 은행을 인수하겠다고도 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 설치된 미디어센터 '하나은행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한 김 회장은 행사에 앞서 외환은행 현지 직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론스타 시절 브라질 외환은행에 투자가 제대로 안 됐다"며 "전산투자를 하겠다"고 했다고 하나금융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지난 2000년대 초 외환은행 인수 후 해외 네트워크를 폐쇄, 축소했었다. 김 회장은 이어 "해외망에서는 외환은행이 앞서 있고 이를 이용할 것"이라며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모델을 참고해 브라질 외환은행을 중남미의 삼성 같은 금융사로 만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중장기적으로 브라질 현지 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구체적인 대상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브라질에서 금융업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은행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회장은 또 전자결제 등에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만큼 브라질 현지에서 이를 이용해 영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외환은행 브라질법인은 현재 자산이 약 1억6,500만달러(약 1,685억원) 수준이다. 현지 직원을 포함해 총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브라질 이외에 중남미 파나마에 지점이, 칠레 산티아고에 사무소가 있다. 같은 금융지주 아래에 있는 하나은행은 중남미 영업망이 없다. 브라질은 인구만도 2억명이 넘는 큰 시장으로 시중금리가 높아 금융사들에 매력적이다.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의 성장성을 보고 하나 측에서 현지 법인의 몸집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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