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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로 온 노벨 경제학상

지난해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경제학상의 폐지를 촉구해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없다는 점이 공식적인 이유였다. 주더라도 노벨상과 분리하자는 제안도 곁들어졌다. 그러나 노벨재단이 이를 수용치않아 세계경제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이 상의 서른 번째 수상자가 나왔다. 노벨경제학상은 스웨덴 국립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기념해 기증한 상금으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올해까지 4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올해의 수상자는 아시아인이다.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다.수상자 아마티아 센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인도출신으로 국적도 인도다. 아시아라고 하더라도 경제대국 일본이 아닌 개도국에서 나온 의미는 각별하다.그의 수상소식이 발표되자 세계 경제학계는 충분히 받을 만한 위대한 학자가 받았다며 반기고 있다. 이번 센 교수의 경우를 보면 스웨덴 한림원의 폐지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는 개도국 빈곤의 원인을 규명해 후생경제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했다. 제3 세계의 가난은 인재(人災)라며 유엔 빈곤퇴치운동에 이론적 기초를 깐 그는 따듯한 인류애를 가진 휴머니스트이기도 하다. 노벨상의 정신에 이번처럼 부합한 수상자도 드물 법 하다. 이런 수상자 선정 정신은 계승돼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경제학계의 관심영역이 넓어져야 한다. 인류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려면 전통적 이론만으로는 안된다. 센 교수의 수상이유가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경제의 최대현안인 아시아 금융위기도 마찬가지다. 세계금융위기는 경제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경제학계가 20년대 대공황의 처방전을 제시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역할을 하자면 경제이론뿐 아니라 센 교수처럼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철학적 배경을 가진 학자들을 배출해야 할 것이다. 센 교수의 수상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게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학계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에는 크게 미흡한 현실이다. 인맥은 있으나 이론을 배경으로 하는 학파는 없고 경제학을 출세의 도구로 활용하는 풍토 때문이다. 센 교수처럼 모국에서 대학까지 나와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유명대학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학자는 수없이 많다. 가능성있는 인재는 충분한 셈이다. 다만 연구대상이 문제라고 본다. 센 교수의 「빈곤의 경제학」은 인도의 대기근이 가장 큰 계기가 됐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최초의 한국인 노벨경제학자 수상자를 낳는 환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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