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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방카규제 유예 날개… 빅4 구도로 재편

● 농협생보 대약진<br>4,500개 조합 막강 인프라<br>유배당 등 차별화 전략 통해<br>업계 농협 집중견제 가능성


NH농협생명이 신경분리 1년 만에 보험 시장의 판도를 확 바꾸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잠재력을 발현한 결과다.

농협생보는 민영 보험사 출범 당시부터 빅3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꼽혀왔다.

신경분리 전부터 공제사업자로 보험영업을 해왔고 전국에 걸쳐 모세혈관처럼 퍼진 농ㆍ축협 조합이라는 뛰어난 영업망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16년까지 방카쉬랑스 규제 적용을 유예받은 것은 농협생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빅3 구도에서 빅4 구도로 시장이 재편될 조짐이 가시화된 셈"이라며 "앞으로 농협생보가 다른 보험사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거품 뺀 보험료, 뛰어난 인프라로 '빅3' 구도 깨=농협생보의 최대 강점은 중소도시는 물론 읍ㆍ면 단위까지 뻗친 4,500여개에 이르는 농ㆍ축협 조합이다. 농촌으로 갈수록 고객 로열티도 덩달아 높아져 빅3도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농협생보로서는 전체 판매의 85%를 차지하는 단위조합을 십분 활용해 집중적으로 저축성보험을 팔 수 있었다. 농협은행과는 달리 단위조합의 경우는 25%룰(한 보험사 상품이 전체 판매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도 2017년부터 적용돼 영업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다른 보험사들이 외면한 유배당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차별화 전략과 협동조합의 뿌리에서 기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 등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신을 위한 NH연금보험'의 경우 저금리 기조 속에서 배당 메리트가 부각된 덕분에 지난 3월 월납 초회 보험료 191억원 가운데 117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잘 팔렸다.



농협생보 관계자는 "2월 조직 인사가 마무리되고 3월부터 대대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것이 효과를 봤다"며 "일종의 직거래를 통해 저축성보험은 5%, 보장성보험은 최대 20% 정도 보험료가 싸다는 점도 고객에게 어필한 거 같다"고 말했다.

◇시장 판도 변화 촉발 주목=이번 통계에는 즉시연금 등 일시납 상품이 빠져 있다.

말 그대로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월납 초회 보험료만을 집계했다. 한꺼번에 수천만원, 혹은 수억원씩 내는 저축성보험이나 즉시연금은 집계에서 뺀 만큼 통계에 따른 착시가 상대적으로 적다. 방카 규제 적용을 유예받았다는 점을 빼면 농협생보의 3위 진입에 따른 의미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실제 3월 농협생보의 월납 초회 보험료는 191억원으로 5~7위권인 신한ㆍ동양ㆍ흥국생명의 75억원 수준과 큰 차이가 난다. 4월도 농협생보는 103억원, 나머지 보험사(67억원)와의 격차보다 빅3와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좁았다. 시장 판도에 변화 조짐이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기조적으로 정착한 상황에서 저축성보험의 판매 비중이 90% 가까이나 된다는 점은 농협생보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실제 교보생명이 3월 농협생보에 월납 초회 보험료 기준으로 3위 자리를 내준 것도 교보생명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거의 접다시피 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농협생보로서는 향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품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농협생보 관계자는 "올해 10%도 채 안되는 보장성보험의 판매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올 10월 생명보험사 전용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영업에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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