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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오너 경영' 체제

■ 오너경영 다시 주목 받는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인사 활용… 경쟁력 'UP'

오너 없는 포스코·KT, 정권 교체 때마다 검찰 수사 등 홍역

'오너 경영'의 또 다른 장점은 외풍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정부 입김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단기적인 실적이나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긴 안목으로 뚝심 있는 투자와 인력 활용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해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의 유임이다. 지난해 말 인사를 앞두고 삼성 안팎에서는 신 사장의 퇴진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갤럭시S5'의 흥행실패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예상을 뒤엎고 신 사장을 유임시켰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당장 실적이 다소 부진해도 회사를 스마트폰 분야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려놓은 공(功)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오너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신 사장은 흠 잡을 데 없는 야심작 '갤럭시S6'를 선보이며 2·4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2위 애플과의 격차를 다시금 10%포인트 이상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믿고 맡기는 오너 스타일'로는 LG도 유명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키되 한번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면 관련 실무는 전적으로 일임하는 오너들이다.

이 때문에 위치에 걸맞은 성과만 보여주면 무탈하게 오래도록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각각 2010년 1월, 2011년 12월부터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상철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오너 기업들이 뚝심 있는 투자와 단기 성과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반면 오너가 부재한 대기업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리며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봉쇄당하고 있다.

역대 정권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수장이 교체되는 아픔을 겪은 포스코는 이번 정부 들어서도 '포스코 잔혹사'에 불미스러운 사례를 또 하나 추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포스코가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순수 민간기업으로 바뀌었음에도 인사와 경영 스타일은 민영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나 한국전력 역시 이 같은 정치적인 압력과 외풍에서 자유롭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석채 KT 전 회장은 2013년 정권이 바뀌면서 배임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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