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는 1973년부터 시작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이 1990년 붕괴한 이후 20년간 집권했다. 그러나 2009년 말∼2010년 초 대선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이 지휘하는 보수우파에 정권을 내주었다. 국민들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2009년 엄중한 심판을 받았던 중도좌파는 지난해 말 대선에서 콘세르외연을 넓힌 ‘누에바 마요리아’(Nueva Mayoria)를 구축하는 등 심기일전하며 대선 승리를 끌어냈다. ‘누에바 마요리아’에는 중도좌파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독교민주당부터 공산당까지 크게 7개 정치세력이 참여했다.
기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원동력이 돼 집권에 성공한 바첼레트 대통령은 취임직후부터 연기금 확충과 조세제도 및 선거제도 개선, 대학 무상교육 확대 등 각종 개혁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에 대통령직에 화려하게 복귀한 바첼레트에게 경제 문제는 가장 큰 과제다.
칠레 경제는 성장둔화와 인플레 상승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1월 대비 올해 1월 성장률은 1.4%에 불과했다. 2011년~2013년 고공행진을 했던 경제성장률이 올해 들어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3.8%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재정 부담이 뒷따르는 공공서비스 개선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특히 교육개혁과정에서 비용 문제를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개혁 문제는 2010년부터 칠레 사회에 뜨거운 감자였다. 학생들은 공교육의 몰락과 과도한 교육비용 등으로 교육을 통해 빈부격차가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장 중심 교육제도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바첼레트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교육개혁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바 있다. 바첼레트 정부는 무상교육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우려도 병존하고 있다.
한편 외교분야에 있어서는 앞으로 칠레 외교의 초점이 상당 부분 남미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자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은 2012년 6월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와 함께 태평양동맹을 결성했다.
바첼레트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 정부의 외교 분야 고위 관계자는 피녜라가 친미 성향의 태평양동맹을 우선한 것과는 달리 바첼레트는 브라질이 이끄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관계도 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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