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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龍 '華商'을 잡아라] <4·끝> 한국 화교를 키우자

"기본권도보장안되는데…" 한국등져<br>98년까지 땅소유 제한·영주권 부여 불과 3년전<br>납세의무 다해도 정부 지원은 한푼도 없어<br>한때 10만명 국내화교 갈수록 줄어 2만명으로


서울 용산구 지하철 삼각지역 사거리 GS용산자이의 건너편에 위치한 중화요리점 명화원. 서울 최고의 중화요리 맛집으로 꼽히는 이곳은 테이블이 고작 7개에 불과해 대개 저녁 영업 개시시간(오후5시30분) 30분 전부터 차들이 모여들어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선다. 8번째로 온 손님은 꼼짝없이 40~5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 자연히 “돈도 많이 벌었을 텐데 왜 확장하지 않느냐”는 불평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도 명화원 주인은 “신문에 내지 마세요”라는 말부터 했다. “손님은 계속 밀려드는데 수용할 수도 없어 매일 불편을 끼쳐드리고 있어요. 또 신문에 나면 ‘욕심 많네’란 원망만 듣게 돼요”라며 한사코 사양했다. 3대에 걸쳐 50년 이상 삼각지에서 장사를 하며 이름을 날린 명화원이 가게를 넓히지 못한 실상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화교에 대한 차별정책이 똬리를 틀고 있다. 광복 후 정부는 화교의 재산권을 강력하게 제한, 부동산 소유를 제한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50평, 주택용은 200평까지만 가질 수 있었다. 이 같은 제도는 지난 98년까지 존속됐다. 상재에 관한 한 유대인 뺨치는 화교가 한국에서는 유독 재벌은커녕 자본축적조차 하지 못한 배경에는 이 같은 ‘박해’에 가까운 차별이 자리잡고 있다. 재산권 제한뿐 아니다. 화교들에게 영주권이 부여된 것도 불과 3년 전인 2002년부터. 이전에는 5년마다 비자를 갱신하며 이방인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살면서 모든 납세의무를 다했지만 화교는 변변한 삶의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했다. 왕문영 서울화교협회 부회장은 “교육세ㆍ주민세 안 낸 세금이 없지만 화교학교에 정부의 지원 한푼 없었으며 몇 명 되지 않는 화교 장애인 역시 한 올의 혜택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차별과 박해 속에서 살아온 화교가 5급 이상 공무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고 시험을 통과해 한국국적을 얻는 일도 어렵긴 매한가지. 정신적ㆍ물질적 차별이 이어지면서 한때 10만명에 달했던 한국화교는 현재 2만1,000여명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계속 줄고 있다. 열악한 화교의 처지를 연과관계를 중시하는 본토 친지와 세계 각국의 화교들이 모를 리 없다. 황스후이(黃世惠) 대만 칭펑그룹(慶豊集團ㆍ자산 8조원) 회장은 인터뷰에서 “한국 화교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대차 등과 합작을 하고 있어 한국을 이해하려고 하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것이 화교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화교와 중국경제의 급부상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 건강한 사회로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화교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박대는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필승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아직 소수와 약자에 대한 배려 수준이 매우 낮다”며 “국내 화교를 배려해야 미국ㆍ일본 등 해외의 우리 동포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한국 정부의 화교에 대한 차별문제를 중국 국무원 판공실에 정식으로 이의제기하겠다”고 했을 때 이를 좋은 말로 타이르며 막은 것은 동행한 한국의 화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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