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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패키지 인수 안한다" 권오준의 뚝심

산은 압박 이끌려 검토 했지만

부정 영향 고려해 중단 결정

동부발전 개별 인수에는 관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24일 포스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패키지 인수중단 이유와 포스코 재건을 위한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4일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위기의 포스코'를 지키기 위한 권 회장의 뚝심이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산업은행의 압박에 이끌려 인수를 검토하기는 했지만 포스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끝내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산은이 포스코에 유리한 조건으로 패키지를 제안한 상태에서 인수중단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평가했다.

사실 산은의 이번 패키지 인수제안은 권 회장으로서는 취임 이후 맞는 첫 시험대였다. 이 시험대에서 '위대한 포스코' 재건을 위해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21일로 포스코 회장 취임 100일을 맞은 권 회장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없이 고민했지만 포스코를 위해 인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권 회장은 "상당히 고민했으나 포스코가 져야 할 재무부담이 인수했을 때 얻어지는 미래 수익성보다 더 커 인수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산은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묶어 포스코에 인수하도록 제안했을 때만 해도 가격이 문제일 뿐 인수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재계에서는 인수를 요청한 주체가 국책은행인 산은이라 정부 주도로 설립된 포스코 입장에서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포스코를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에서는 인수할 곳이 없는데다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산업이 해외에 매각될 경우 철강 맏형인 포스코에 쏟아질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권 회장은 이와 관련, "포스코 회장이면서 한국철강협회 회장도 맡고 있어 서로의 입장이 상충됐다"고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재무적 부담이 너무 컸다는 설명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회장이 취임 후 밝힌 4대 어젠다 중 하나가 재무구조 개선인데 동부패키지를 인수하면 스스로 자신이 밝힌 어젠다를 위배하게 된다"이라며 "정부와 역학관계 속에서도 인수검토를 중단한 것을 보면 권 회장의 뚝심을 알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권 회장은 패키지 인수를 포기했지만 여전히 동부발전당진에 대해서는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석탄발전은 포스코가 매력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고 포스코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 동양파워도 1,000억원 넘게 더 베팅해 인수했다"고 말하며 향후 별도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할 의사를 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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