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수해방지책 거꾸로 간다
입력1999-08-04 00:00:00
수정
1999.08.04 00:00:00
임웅재 기자
물난리 등 자연재해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으나 정부의 재해대책은 앞뒤가 뒤바뀐데다 핵심도 제대로 잡지 못해 돈을 쓰고도 피해는 피해대로 입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물론 자연의 힘이 엄청난 만큼 피해를 전혀 입지 않게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잡고 피해 및 복구비용과 재해대책의 예산투입이라는 「비용편익」을 면밀히 분석, 체계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피해규모와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발생한 재산피해액은 정부 집계분만도 5조8,000억원(98년 환산가격 기준)에 이른다. 올해에도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내린 집중호우와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전국적인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예방대책을 소홀히하다 국민들을 이재민으로 내몰고 뒤늦게 피해액보다 더많은 예산을 복구비로 쓰는 「다람쥐 쳇바퀴」식의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수해의 경제학」이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수해대책의 핵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수해는 주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군소하천과 지천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치수정책은 건설교통부가 관리하는 직할하천에 편중돼 있다.
지난해 각종 하천에서 발생한 수해피해액은 5,000억여원에 이르며 이중 이번에 범람한 문산 동문천, 동두천 신천 등 군소하천에서 95%(4,800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복구비도 6,700억여원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원상복구 차원의 조치일 뿐이다.
군소 하천제방 100~200㎙를 개수하는 데 수억원이 드는 판국에 행정자치부나 건교부가 군소하천 개수사업에 지원하는 예산은 연간 1,20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예산으로는 제방 몇㎞만 개수할 수 있을 뿐이다.
이같은 현상은 건교부가 자기가 관할하는 직할하천의 홍수대책에만 치중해온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립방재연구소 심재현(沈在鉉)박사는 『경기도 파주·동두천·연천지역 등의 물난리는 해당 지자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하천개수계획도 상수원대책처럼 상·중·하류 등 하천유역의 지자체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도 범부처 차원에서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도시계획위원회에 취수분야 등의 방재전문가가 없는데다 대규모 도시개발에 따른 대책에 무신경한 것도 문제다. 지난 2일 범람위기로 내몰렸던 서울 중랑천 문제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노원·도봉구와 의정부시에 아파트단지 등을 개발하면서 시가지를 온통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 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구조물로 씌우고도 빗물허용유출량을 관리하지 않는 무신경 때문에 중랑천이 상습 범람위험지구로 전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沈박사는 『주택이나 아파트단지 밑에 지하저수조 같은 저류시설을 만들도록 유도하고 유수지·빗물펌프장 설치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소하천 등 군소하천에 예산을 투입, 빗물·하수처리관망을 정비하고 도시계획에 방재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등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웅재기자JAELIM@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