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파기 선언으로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은행이 투자자와 증권사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장기성장 전략차질에 대한 우려로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추가하락하고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반면 외환은행은 고배당에 새로운 인수합병(M&A) 기대감까지 살아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24일 국민은행은 전일보다 2.45% 하락한 7만1,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틀째 하락세인 동시에 이달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이날 주요 증권사들 대다수가 국민은행의 목표주가를 낮추며 추가 하락세를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은행의 ‘대장주’ 역할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이준재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말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ㆍ신한은행(LG카드 포함)의 자산 규모는 각각 198조원, 156조원, 171조원으로 다소 차이가 나지만 지난 1년간의 자산 증가율 추이가 향후 2년간 유지되면 은행 자산 규모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도 “국민은행이 우리금융으로부터 리딩뱅크 지위를 위협받게 됐고 최근의 마진축소를 줄이기 어렵게 됐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철회하는 한편 목표주가도 9만8,6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메리츠증권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신용카드 부문의 대형화, 외환 부문의 이익 극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이 봉쇄됐다”며 목표주가를 9만7,5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내렸다. NH투자증권과 세종증권도 각각 목표주가를 9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번 계약파기가 국민은행 성장에 장기적으로 큰 차질은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 시현 가능성 등을 보면 은행 중에선 여전히 경쟁우위에 있다”며 “15조원에 육박하는 자본력으로 지주사 전환 등을 통해 추가적인 대형화나 겸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약 파기가 단기적인 악재지만 주가가 내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인 1.4배 수준에 있어 추가적인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외환은행은 투자자금 회수를 위한 론스타의 고배당 기대감이 커지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외환은행은 전일 대비 5.53% 오른 1만3,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는 외환은행의 배당 여력이 2조원 수준에 달해 64.6%의 지분율을 보유한 론스타는 주당 3,000원씩, 총 1조2,000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장환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배당에 이어 외환은행이 향후 또 한번 M&A 시장에 나오면 여러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주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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