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환율 9일째 하락] 급반락에 달러매집 기업들 당혹
입력2003-04-17 00:00:00
수정
2003.04.17 00:00:00
성화용 기자
예상치 못한 원화 강세로 외화예금 계좌에 넣어 둔 달러가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결제를 미룬 채 지난 3월 중순부터 달러를 들고 있던 대기업들은 물론이고 아예 재테크에 나서 달러를 매집했던 기관ㆍ개인들이 좀처럼 고개를 쳐들지 못하는 환율 커브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고 있다. 2월말 이후 한달여간 원화약세에 기대며 힘을 냈던 수출업체들도 야금 야금 환율이 떨어지자 점차 `단가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떨어지겠느냐`는 질문에 외환시장의 큰 손인 시중은행의 딜러들은 “거의 바닥 수준인 것 같다”면서도 “북한 핵 문제가 이대로 무마되면 추가하락의 여지는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급격한 반락에 `당혹` =지난달 까지만 해도 원화가 이렇게 급격히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장중 1,260원대를 오가면서 오히려 `강한 달러`를 단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보고 달러결제를 미룬 채 들고 있던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불안 심리와 은행측의 권유로 개인들의 외화예금 가입도 지난 3월 한달 간 3억~4억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고 북한핵 문제가 일순간 연착륙 궤도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급반전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1,258원(종가기준)으로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로 접어든 환율은 17일까지 9일 연속해서 떨어졌다. 당혹스러운 것은 하루 낙폭이 크지 않으면서도 멈출 듯 멈출 듯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제를 미룬 채 달러를 들고 있던 기업들이나 외화예금에 새로 가입한 사람들은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시중은행 딜링룸의 한 관계자는 “3월 중순경부터 `달러 보유`를 결정하거나 일부 달러를 매집한 기업들이 상당수에 이른다”며 “이들의 환차손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중소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안산의 한 시중은행 기업여신 담당자는 “수출단가가 비싸지면서 수출협상에 차질을 빚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급등락하는 환율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환율 전망=앞으로 환율이 어느 선에서 안정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외환당국은 연일 시장에 `구두 개입`과 함께 일부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당국의 저지선은 단기적으로 `1,200원`선이다. 금융권의 원ㆍ달러 딜러들은 2분기중 `1,200~1,250원`의 박스권을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북핵문제가 이대로 순조롭게 풀리고 유가하락 효과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1,200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아직 국내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이라크 재건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달러화가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일 경우 원화는 다시 약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예상도 적지 않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