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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딛고 잇단 성공신화 관심
입력2003-05-14 00:00:00
수정
2003.05.14 00:00:00
서정명 기자
`부도의 아픔을 딛고 오똑이 같이 일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기업들`
지난 97년과 98년 IMF사태로 잇따라 부도를 맞으면서 문을 닫아야 했던 절박한 상황에서 전직원들이 똘똘 뭉쳐 `다시 한번 해보자`라는 신념으로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한 기업들의 경영노하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어음이 휴지조각이 돼 부도를 맞은 보오미거울. 부도난 공장 직원들이 회사자산을 인수해 성공스토리를 일궈낸 에이치앤티와 에프앤에프. 이들 중소기업의 재기신화에는 뭔가 다른 특징이 있다.
지난 76년부터 거울을 생산한 보오미거울(대표 이용덕)은 97년 거래처였던 대형 건설사로부터 받은 어음 20억원이 휴지조각이 됐다. 생산시설 투자를 늘리려고 50억원의 신규투자를 한 상태여서 20억원의 어음부도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매월 13억원이었던 매출은 1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희망이 사라지고 있었다. 98년 1월30일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고 이 사장은 살던 집도 빼앗기고 딸집에 얹혀 사는 신세가 되었다.
이 사장은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았던 회사가 재기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기존 거래처와 오랫동안 쌓은 신용이었다”며 “거래 회사들이 주문을 끊지않아 회사를 믿고 오더를 내준 게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47억원의 매출을 이루었고 부지매입과 생산라인 증설로 국내 최대의 거울생산회사로 거듭났다.
컴퓨터 부품을 생산하는 에이치앤티(대표 정국교). 97년 무리한 시설투자로 부도난 태일정밀과 태일정밀 자회사였던 뉴맥스 임직원들은 졸지에 거리로 ?i겨날 처지가 되었다. 당시 뉴맥스 개발사업 본부장이었던 정 사장과 남은 직원들은 신설회사인 에이치앤티를 설립하고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을 떠나보내고 160여명으로 다시 힘을 모은 것이다. 협력업체들이 하나둘씩 거래를 터주었고 삼성전자는 에이치앤티의 기술력을 믿고 자재공급 보증까지 서주면서 구매주문을 내주었다.
“완제품은 대기업이 맡고 에이치앤티는 특화된 부품소재 개발에 주력한 것이 성공요인입니다. 특화된 부품소재기술만 있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지난해 7,000만달러 수출탑 수상을 비롯해 1,150억원의 매출을 일궈냈고 올해에는 1억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에프(대표 류홍석)도 지난 98년 부도를 맞은 동원어업 임직원들이 퇴직금으로 회사자산을 인수해 성공스토리를 엮어낸 회사다. 공장도 경매로 넘어가는 아픔을 겪었지만 재기의 꿈만은 잃지 않았다. 이 회사는 2001년 339억원, 지난해에는 36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폭주하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공장과 진해공장도 지난 4월 잇따라 지었다.
“거래처와 오랜 기간 쌓아올린 신용도가 회생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또 직원들과의 우호적인 노사관계가 있었기에 직원들이 부도회사를 떠나지 않고 땀과 눈물을 같이 흘려주었습니다” 당시 영업이사였던 류사장은 기업신용과 합리적인 노사문화가 회생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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