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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뭄' 은행권 본격 강타

외화조달 갈수록 어려워져 국책銀서 회수땐 '한계상황'에<br>정부, 은행에 직접 외화대출도 검토


달러 부족 위기에 직면한 금융권에 외화차입 만기상환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외화조달이 꽉 막힌 가운데 해외 은행의 달러 유동성 확보 노력→국내 국책은행을 상대로 한 상환 압박→국내 시중은행 달러 자금 회수로 이어지는 만기상환의 연쇄작용이 본격화할 경우 은행권의 외화자금 운용 초단기화는 물론 이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과 국가경제의 펀더멘털까지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은행권이 해외에서 차입한 외화자금 중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돌아오는 만기 규모는 50억달러가량이며 이중 5억달러의 만기가 이달이다. 이와 별개로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줬던 단기외화자금 가운데 이달 만기 도래하는 액수는 2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미 구제금융안 불발로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기존 차입금의 만기연장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주로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를 조달했는데 국책은행마저 최근에 외화조달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입금 상환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럴 경우 시중은행에 빌려준 자금 역시 롤오버(만기연장)되기보다 회수될 가능성이 커 은행들로서는 고금리를 주고라도 초단기 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과 거래기업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지만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멀지 않았다고 우려한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만기연장이 힘들어지면서 시중은행에 달러 상환을 요구하지만 시중은행들은 달러를 빌려준 거래기업에서 달러를 돌려받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자금담당자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는 만기연장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큰 문제”라며 “미국의 구제금융안이 통과된다 해도 국내 외환 수급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에 달러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이 불안해 초단기로만 거래가 이뤄진다”며 “하루짜리마저 거래가 끊기는 달러 고갈 상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국제자금시장의 ‘돈맥 경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9월30일 런던 자금시장에서 하루짜리 달러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달러 리보는 전일 대비 4.31%포인트 급등한 6.8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짜리 달러 리보는 일주일 전에도 2.95% 수준이었다. 달러 부족 현상이 이처럼 악화되자 정부도 급기야 은행권을 상대로 한 직접 외화대출을 고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이 시중은행에 빌려줬던 외화를 회수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중은행들의 외화사정이 힘든 것으로 안다”며 “스와프시장과 별개로 은행에 직접 외화 대출을 할지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여전한 만큼 충분한 외화공급 등을 통해 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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