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5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초청 특강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판단을 내릴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청와대는 법적 대응의 이유를 “선관위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혀 ‘월권적 행위’라는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이번 국면을 확전시켜 본격적인 세(勢) 결집과 반한나라당 전선을 확실히 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관계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특강 내용을 문제 삼아 선관위에 고발한 것에 대해 “선거법 위반 시비는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부당한 정치 공세”라는 입장을 정하고 이같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법 위반 시비가 법리적으로 터무니없음을 밝히는 의견서를 이날 선관위에 제출하는 한편 법률적 의견 제출과 변론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선관위까지 압박하면서 강경노선을 걷는 것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선거중립의무’보다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선관위에 대한 ‘압력’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선관위의 판정 전에 헌법소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아울러 실제 헌법소원까지 불사함으로써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간 대결국면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이다. 노 대통령은 실제로 참평포럼 발언 이후 야당 후보와의 공개 토론을 제의한 데 이어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6월 임시국회 때 국민연금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주요 입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에 출석, 직접 국회 연설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몸소 정치권의 한가운데에 들어서서 정국을 지휘하겠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의중은 이날 국무회의에서의 강성 발언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노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가 대통령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면서 “대통령의 입을 막는 것은 세계에 없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세계 민주주의국가가 하는 대로 해나갈 것”이라고 못박아 앞으로의 선거전에서도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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