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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외교 UN총장 사실상 확정] 반기문장관에게서 배우는 경영·리더십 철학

벤처정신으로 도전·소액주주 존중하라<br>각국대표 찾아가 IR·지지 호소…선거전략도 '겸손의 미덕' 부각

반기문 장관이 사실상 UN 본부 수장으로 확정된 데는 뛰어난 경영전략과 탁월한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그의 벤처정신이 돋보인다. 반 장관이 지난 2월 정식으로 사무총장 출사표를 던졌을 때만 해도 그에게 관심을 가진 UN 회원국은 그리 많지 않았다. 괜한 헛수고를 할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들이 힘들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일 때 기회가 있다고 보고 과감하게 도전했다. 풍차를 향해 무모하게 돌진했던 ‘돈키호테’가 아니라 이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인맥관리를 하면서 노력한 결과 7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 세 차례의 예비투표에서 모두 선두를 달렸고 10월2일 결국 사무총장 후보로 내정됐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설명회(IR)를 가졌다.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각국 UN 대표와 오피니언층을 뉴욕외교협회(CFR)와 아시아소사이어티 등에 초대해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설명하고 그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자기 브랜드를 국제사회에 뚜렷하게 인식시킴으로써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이다. 그는 겸손의 미덕을 가졌다. 세 차례의 예비투표에서 2등과 큰 차이를 보이며 계속 선두자리를 고수했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고 오히려 선거 결과가 부각되는 것을 꺼렸다. 철저하게 조용하고 억제된(Low-Key) 선거전략을 고수하며 자신의 장점을 화려하게 부각시키는 것을 경계했다. 일부 후보들이 자신이야말로 ‘준비된 사무총장’이라고 허풍을 떨며 화를 자초하고 만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그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며 힘찬 도약을 준비했다. 그는 주변인들에 대한 대접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ㆍ러시아 등 이번 투표의 열쇠를 쥐고 있었던 상임이사국, 일본 등 비상임이사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오지의 국가들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대륙별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만 타깃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특정 대륙에서 전반적인 지지를 얻을 경우 그 대륙의 안보리 이사국이 반대표를 던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고도의 선거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기업경영으로 보자면 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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